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칼렛 Oct 25. 2021

작가의 말

여돗할망 이야기

작가의  말     

이어도를 다녀온 해상상인의 딸 강심을 위하여     

『여돗할망 이야기』는 설화와 노동요로 전해지는 이어도 이야기를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엮은 이야기책입니다. 

비교적 이야기 구조가 탄탄한 고동지 설화에서 고동지 대신 해상상인의 딸 강심을 발굴하여 주인공으로 삼은 것은, 강인하고 지혜로운 제주 여인의 정체성 때문입니다. 여성 스스로 경제권을 갖고 힘차게 자신의 삶을 가꾸어 가는 제주 여인의 삶은 조선의 여인보다 고려 여인의 정체성에 더 가깝습니다. 척박한 땅을 일구며 바다 밭인 바당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강심은 탐라 여인의 정체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강심은 고려 시대 송나라와 무역이 성행했던 탐라 시대 해상상인의 딸입니다. 중국을 오가는 뱃사람들을 통해 책을 구해서 읽은 강심은 지혜가 뛰어나 별자리를 보고 뱃길을 알 수 있는 해상능력을 갖췄습니다. 중국으로 말을 바치러 간 고동지를 찾아서 배를 지어 이어도로 홀로 가는 용기를 보여줍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망망대해에서 풍랑과 폭풍우, 배를 뒤집는다는 고래를 만나기도 하지만 강인하게 노를 저어 이어도로 가서 남편 고동지를 만납니다. 지혜로운 강심은 이어도에서 수수께끼를 풀고 세 가지 보물을 얻어 탐라로 돌아옵니다.

이 한 권의 책이 나오는데 여러분들에게 가르침을 구하고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어도연구회 이사장이신 고충석 前 제주대학교 총장님은 어린이들이 이어도를 쉽게 알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이어도 연구회에서는 2010년 국립해양조사원의 연구용역사업으로 한림화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이어도 설화와 민요를 수집했습니다. 이 과정이 구슬을 모으는 일이었다면 이 책의 발간은 구슬을 꿰는 일이었습니다. 

해민정신이라는 학문적 업적을 남기신 故 송성대 교수님은 「이어도 설화의 스토리텔링 방안 연구」라는 논문을 지도해주시며 제주의 최경리가 되라고 애정 어린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이어도 설화가 제주 지역 문화 콘텐츠뿐만 이어도 문화로서 지닌 소중한 의미를 널리 알리는 이야기꾼이 되라고 하신 말씀은 이제 유언이 되었습니다. 칼럼니스트 고기협, 소설가 한림화 선생님이 탐라 시대 고동지와 강심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공간 스토리를 구성하는 데 귀한 의견을 주시고 황현숙, 최은경, 윤희수 시인은 완성되지 않은 글의 독자가 되어 문우로서 날카로운 의견을 내주었습니다. 

덕혜옹주의 작가 권비영 선생님은 『여돗할망 이야기』가 제주 여성의 슬기, 강인함, 현명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설화’라는 서평을 써주셨습니다. 주인공 강심과 저에 대한 애정이 듬뿍한 글이라서 울컥 감동이 느껴졌습니다.

그림책 작가 이억배 선생님은 ‘전설의 섬 이어도를 씨줄 삼고 설화를 날줄 삼아 엮어낸 이야기가 흥미롭고 감동적으로 펼쳐져 있다’는 추천의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이 글은 저보다 바쁜 일정에서 그림을 그리느라 애쓰신 김도현 작가님에게 더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김도현 작가님의 그림은 부족한 글을 보완해주고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해주었습니다. 교과서 작업으로 바쁜 일정에도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씀에 저도 덩달아 행복했습니다. 김도현 작가님의 수고와 열정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어도 연구회 이준성 실장님, *** 편집자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이어도연구회가 발간한 『여돗할망 이야기』를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읽어 주면 참 좋겠습니다. 이어도가 그 옛날, 옛날부터 제주인의 삶이 투영된 마음의 안식처였다는 사실이 스마트폰과 전자기기들을 항해하여 어린이들 마음속 깊이 닿기를 바랍니다. 이어도는 해양영토로서 소중히 지켜야 할 우리 바다라고 깨닫고 이어도에 대한 원대한 꿈을 갖길 소망합니다.               


                                                                                                         2021년 초겨울, 제주에서

                                                                                 강인하고 지혜로운 제주 여인 강심을 기리며

                                                                                                                                 최미경                    

작가의 이전글 이어도에서 온 여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