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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꿈꾸는 미국,‘소비 유치국’

MAGA: Make Asians Go shopping in America

by 반 필립

2027년, BUY AMERICA?


미국 골프장 회원권이 한국 전셋값보다 싸지고,

Las Vegas, HAWAII 신혼여행이 제주도보다 저렴해지며,

미국 유학비가 지금보다 30% 가까이 낮아진다면?

압구정 현대아파트 한 채 값으로 맨해튼빌딩을 살 수 있다?


헐, 무슨 소리야? 지금도 미국 물가 오르는데 관세까지 맞으면 더 오를 텐데?


그러나 이 모든 상상이, 2025년의 '관세 전쟁'과 '약달러 흐름'이 지속될 경우, 2027년에는 현실이 될 수 있다.

SPEND IN AMERICA


필자는 늘 궁금했다.

왜 대부분의 매스컴은 보복관세 이야기를 하다가 약(弱) 달러 이야기를 흘리듯 스쳐 지나가고, 그다음엔 아무도 결론을내리지 못한 채 얼버무릴까?

경제학자들, 정치 평론가들, 수많은 유튜버들까지 나서 '플라자합의'니 '루브르합의'니 언급하지만, 결국엔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그런 방식, 불가능하죠. 그건 과거니까요.”

정말 그럴까?

모르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각자의 위치와 지위 탓에, 감히 말하지 못하거나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며 쉽게 넘겨버릴 뿐이다.


트럼프는 정말 잘못된 선택만 했을까?


트럼프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그는 잔잔하던 호수에 큰 돌을 던졌고, 그 파장은 예측 불가능하고 거칠었다. 하지만 그 돌 하나로, 물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우리는 2500년 전 투키디데스 함정까지 거슬러 갈 필요 없다. 1945년 진주만도, 물론 참고는 되겠지만 지금과는 결이 다르다.

우리가 정말로 주목해야 할 시점은 1985년, 플라자합의다.


하지만 대부분의 분석은 여기서 멈춘다.


“그땐 가능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왜냐고?

미국은 더 이상 수출할 물건이 없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전제다.

지금의 미국은 ‘Made in USA’를 파는 나라가 아니다.

‘서비스’와 ‘자산’을 소비시키려는 나라다.

우리가 유럽에 가서 Made in Italy제품보다는 관광·레스토랑·숙박에 돈을 쓰듯, 미국도 이제는 BUY AMERICA가 아닌, SPEND IN AMERICA를 유도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나리오는 이미 시작되었다.


2025년, 관세전쟁의 한가운데


미국은 지금 중국에 최대 145%의 보복관세를 퍼붓고 있다.
7월 전 일종의 합의가 나올 가능성은 있으나,
그 와중에 더욱 분명해지는 흐름이 있다:

달러 약세의 가속화.

며칠 전 대만 달러가 급등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연이어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시장은 알아챘다.

“비공식 플라자합의가 시작됐다.”


참조: 플라자합의 (Plaza Accord)

일시: 1985년 9월 22일

장소: 미국 뉴욕 플라자 호텔

참여국: 미국, 일본, 서독(독일), 프랑스, 영국 (G5)

목적: 달러가 너무 강해서 미국 무역적자 심화 → 달러 가치를 인위적으로 절하하기로 합의

1985년 vs 2025년 – 달러 약세


2026–2027년, 미국은 ‘가성비 국가’가 된다


달러가 약해지면 미국은 다시 싸진다. 자연스럽게 전 세계의 소비자와 자산이 미국으로 몰려든다.

• 여행객 증가: “미국 가서 골프 치자. 쇼핑하자.”
• 골프장 러시: “플로리다 마라라고 골프장 옆에 게 회원권이 4천만 원?”
• 부동산 매입 붐: “압구정 아파트 반값에 20억 원에 LA 저택을 사자.”
• 유학생 급증: 동부 사립대 연 10만 달러 → 1억 6천만 원 → 9천만 원대
• 미국 대학들: 정부 보조금 지원 없이도 자립 가능

중국의 선택은 많지 않다

중국은 이미 과잉 공급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 보조금으로 돌리던 제조업도, 수출 시장도 더는 힘을 받지 못한다.
부동산은 위태롭고,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

다행히(?)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은 현금 보유와 금 보유량은 매우 강력하다.
그래서 달러가 약해지면 자산은 미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미국이 원하는 방향대로.

중국이 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시나리오
이 상황에서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두 가지뿐이다:
1. 일본처럼 받아들이고, 장기 표류의 길을 가는 것

(그러나 이것은 지금보다 더 큰 버블일 올 것이다. )

2. 버블이 오기 전에 지금 진행되고 있는 위기감을 올려서 국지전이라도 일으켜, 판을 흔들어보는 것
  (예: 대만, 남중국해, 파키스탄, 인도 국경 등)

이 흐름, 처음이 아니다

그리고 보면 일본은 참 대단한 나라다.
미국과 정면 승부를 두 번이나 벌였고, 두 번 다 무너졌다.
이제 그 뒤를 중국이 따르고 있다.

물론 중국은 일본이나 소련, 중동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경쟁자이자 패권 세력이다.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는 반복되진 않지만, 라임(Rhyme), 운율은 분명히 있다.


다시 한번, Pax Americana?

MAGA는 원래 Make America Great Again
하지만 요즘은 이렇게 들리기도 한다:

MAGA = Make Asia Go Abroad (to America)

다시 말해,
“모여라. 이리로 와서 돈 써라.”


실제로 1980년대 후반, 일본 버블 시기에는 이런 말이 돌았다.

“도쿄 긴자의 땅값으로 맨해튼 전체를 살 수 있다.”

말도 안 되는 얘기처럼 들리지만, 그만큼 일본 자산 버블은 거대했고, 환율은 강했다.

1990년대, 일본 유학생들이 (버블은 이미 시작된 상태였지만)
미국에서 **「やすひ〜」(야스히~)**를 외치며 할인 매장에서 쇼핑하고, “일본보다 싸다”며 마쿠도나루도(맥도널드) 햄버거를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달러당 800원이던 환율 덕분에 한국 유학생들도 그 소비문화에 슬며시 동참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제는 한국도, 중국도 당시의 일본보다 구매력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버블이 생긴다면, 그만큼 더 큰 소비 여력도 생길 것이다.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단 1년 만에 엔화는 두 배 가까이 오르며 거대한 버블이 형성되었고, 그 버블은 5년 만에 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번에는 2년도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세상은 훨씬 더 빠르게 돌아가고, 시장은 즉각 반응한다.

아마도 2027년, 우리는 또 한 번의 버블을 ‘즐기고’ 있을 것이고, 그 다음 행정부가 들어서는 2029년 즈음엔 그 버블이 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생, 뭐 있나…”
값싸진 달러를 쥐고 미국에서 한껏 즐기려는 한량들이,
곧 나타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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