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영어, 철학 지문이 어려운 이유

by 반포빡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영어 지문이 확 달라집니다. 단순히 단어만 외워서는 풀 수 없는, 국어 비문학 같은 글들이 나옵니다.

특히 철학이나 인생을 다룬 글은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합니다. 왜냐하면 내용 자체가 어른이 되어야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아직 먼 이야기이고, 그래서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이번에 나온 글의 내용은, '인생의 허무함, 삶은 고행의 연속 그래서 더 처연한 인생의 아름다움'이라고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이 글의 주인공은 어느 불교 스승입니다. 같은 내용을 찰리 채플린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이유가 없지요? 아직 어리고 젊은 그들의 인생은 온통 즐거움과 아름다움과 희극이니까요. 당연히 그래야 하고요.


문제의 정답만 찾으라고 한다면 의외로 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제와 단어의 무게 때문에 실제로 학생들은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실제 글을 보겠습니다.


다음 빈칸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When he was dying, the contemporary Buddhist teacher Dainin Katagiri wrote a remarkable book called Returning to Silence. Life, he wrote, “is a dangerous situation.” It is the weakness of life that makes it precious; his words are filled with the very fact of his own life passing away. “The china bowl is beautiful because sooner or later it will break.... The life of the bowl is always existing in a dangerous situation.” Such is our struggle: this unstable beauty. This inevitable wound. We forget—how easily we forget—that love and loss are intimate companions, that we love the real flower so much more than the plastic one and love the cast of twilight across a mountainside lasting only a moment. It is this very ______________ that opens our hearts.


① fragility ② stability ③ harmony ④ satisfaction ⑤ diversity


[해석] 현대의 불교 스승인 Dainin Katagiri는 죽음을 앞두고, ‘침묵으로의 회귀’라는 주목할 만한 책을 집필했다. 그는 삶이란 “위험한 상황이다.”라고 썼다. 삶을 소중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삶의 취약함이며, 그의 글은 자신의 삶이 끝나가고 있다는 바로 그 사실로 채워져 있다. “자기 그릇은 언젠가 깨질 것이기 때문에 아름답다…. 그 그릇의 생명은 늘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런 것이 우리의 고행이다. 이 불안정한 아름다움. 이 피할 수 없는 상처. 우리는 사랑과 상실이 친밀한 동반자라는 것을, 우리가 진짜 꽃을 플라스틱 꽃보다 훨씬 더 사랑하고 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한순간만 지속하는 황혼의 색조를 사랑한다는 것을 잊어버린다(그것도 너무나 쉽게). 우리의 마음을 여는 것은 바로 이 연약함이다.

고2, 20년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정답] ①



(fragile 이 단어는 '깨지기 쉽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비행기 탑승 전 보내는 수하물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깨지기 쉬운 인생의 '연약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글 초반에 위험한 dangerous, 취약함 weakness 이 단어들을 보면 정답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 푸는 데 있어서 굳이 몰라도 되는 책 제목 ‘침묵으로의 회귀’Returning to Silence, 이것을 보는 순간 답답해지겠지요.)


(본문에 나오는 '진짜 꽃'과 '황혼의 색조', 이 둘의 공통점을 이해하는 아이들은 문해력이 좋은 경우입니다. 그것은 바로 한 순간의 정말 짧은 아름다움이며 불안정한 아름다움입니다.)


paddington-bear-3814339_1280_(1).jpg Pixabay Julie Clar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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