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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포빡쌤 May 29. 2024

부사친 자사친

등산 중 지나가는 아빠와 아들 간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아빠 : 아들, 네가 아기였을 때 아빠가 너 데리고 여기...

아들 : ... 나 그거 궁금하지 않아.


다음 날 카페 옆에 앉은 또 다른 아빠와 아들 간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휘핑크림이 잔뜩 올라간 음료와 케이크를 앞에 두고,

아빠 :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참 잘 된다. 매장 수도 많고...

아들 :  ......


위 두 아빠는 아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대화를 하려는 자상한 아빠들처럼 보였다.

아들들은 딱히 관심이 없어 보였고. 분위기는 약간 어색하고.


저 어색한 분위기. 너무 잘 알겠다. 

누구의 잘못은 아니다.


단지, 붙잡으려는 자와 혼자 가고 싶은 자의 긴장감일 뿐.


아들의 사춘기보다 딸의 사춘기가 훨씬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 생생한 사례를 들어보고 놀란 적도 있다. 정말 그럴 리가 하기도 했다.


아이가 어릴 때 말을 잘 듣는 잠깐의 시기를 지나면, 조금씩 놓아 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너무 힘든 일이지만. 


때로는 잡은 적도 없는데 놓아 주어야 한다고 하니,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다. 


모든 사람이 말하는 해결책은 '대화'이다. 하지만 그 대화도 그냥 마주 앉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솔직히 모르겠다. 그때그때 잘 대처할 뿐.


그런데 최소한 한 가지 원칙은 있는 것 같다. 


아이를 대할 때 내 마음이 편해야 한다는 것. 그러지 않으면 대화는커녕 누군가 말한 감정의 배수구가 될 뿐이다. 


화를 낸 부모는 감정이 오래가지만 아이들은 금방 잊어버린다. 

부모가 항상 지는 게임이다. 부모니까. 

그래서 더욱 감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갈수록 절실히 느낀다. 



부사친 자사친, 

부모사람친구 자식사람친구. 서로 간의 적당한 거리를 지키며 내 할 일을 잘하자.

요즈음 아이들과 잘 지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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