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포빡쌤 Oct 30. 2024

나에게 맞는 선생님 고르기

나는 가르치는 사람이다. 그런 나도 새로운 것에는 배우는 입장이 된다. 그럴 때 선생님 선택은 늘 어렵다. 혼자 공부하더라도 유튜브의 도움을 대부분 받는다. 선택의 어려움은 같다. 오히려 유튜브는 무료이니 더 어려운 경우가 있다. 언제든 미련 없이 내 의지대로 바꿀 수 있으니까.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선생님 선택에 있어서도 배우는 사람이 아는 만큼 선생님이 보인다. 


무엇이든 처음 배울 때는 그 내용을 모른다. 선생님의 말투 외모 느낌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조금 더 재미있고 편하고 명확한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내용은 영향이 별로 없다. 어차피 잘 모르니까. 


A라는 주제가 하나 있다. 여기에는 5개의 중요 내용이 있다. 1번 2번 3번 4번 5번. 시험에는 2번이 제일 많이 나온다, 그다음에는 1번 3번 4번 5번 순이다. 2번은 반드시 시험에 나오고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그런데 문제는 시험에는 2번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첫 번째 선생님은 2번 하나만 집중적으로 설명한다. 이거 시험에 무조건 나온다면서 재미있게 분위기를 만들고 또 강조한다. 하나만 설명하니 시간도 짧다. 1번~5번이 있는 줄 모르는 초보자는 이 선생님이 너무 좋다. 2번 하나만 알면 시험 잘 볼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그것은 시험에 반드시 나온다고 했으니까. 유튜브 짤강이나 인강 샘플 경우라면 이 선생님은 매우 매력적이다.


두 번째 선생님은 이렇다. 1번을 간단히 설명하며 2번으로 넘어가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3번 설명 4번 5번은 비중에 맞게 설명을 잘해준다. 이해도 잘 된다. 2번이 반드시 나오지만 2번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말해준다. 너무 당연한 말이니 이해가 된다. 그런데 살짝 부담스럽다. 그리고 2번 하나일 때와 비교해 일단 개수가 많다. 물론 선생님 수업 분위기는 좋다. 


처음 배우는 초보자일 때, 첫 번째 선택은 직관적이고, 두 번째 선택은 이성적이다. 


결과는? 웬만하면 첫 번째가 많다. 우리는 2번만 공부하면 된다는 말과 2번이 시험 출제 비율이 높다는 말은 다르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전자를 선택하고 싶어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선택에 있어서 생산자와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가 알고 있는 수준에 따라 생산자 선택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너무 고민할 필요 없다. 누구를 선택해도 후회는 따른다. 일단 시작하고 내 수준을 높여서 그에 따른 선택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수업은 지루하면 안 된다. 수업 이외 내용의 재미있는 말들이 수업의 집중도를 높여줄 수도 있기도 하고 아니면 시간 낭비일 수도 있다. 이 역시 소비자의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시험 직전에 파이널 강의들이 다 있다. 들어보면 대부분 이렇다. 이것만 알면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만 알면 되면 1년 동안 그 많은 수업은 무슨 의미인가 하는 누군가의 댓글을 본 적이 있다. 결국 내 수준을 높여서 보는 눈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 


나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소비자로서 그리고 본업인 생산자로서 둘 다의 입장에서, 남들이 하는 말을 또 하게 된다.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은 없다. 일단 선택하라. 그리고 내 수준을 높여라. 그러면 보인다. 다시 선택할 수도 있다. 또 다른 계단은 많다.





작가의 이전글 길을 잃었을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