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하다 만난 질문들
첫 번째 질문 : 개냥이인가 봐요?
산책을 한다는 이유로 구름이는 ‘개냥이'라는 소리를 흔하게 듣습니다. 그럴 때면 ‘개냥이 아닌데…’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맴 돌지만 굳이 입 밖으로 내지는 않습니다. 개냥이를 네이버 어학사전에 검색해 보니 이렇게 정의하고 있더군요. ‘개처럼 애교가 많고 사람을 잘 따르는 고양이'라고. 이 문장에서 맞다고 답할 수 있는 것은 고양이 하나뿐입니다. 구름이는 (1) 애교가 많지 않고 (2) 사람을 잘 따르지 않거든요. 그저 산책을 좋아할 뿐이죠. 무엇보다 저는 ‘개냥이', ‘닭둘기', ‘개북이' 등과 같은 합성어가 불편합니다. ‘너는 이래야 하는데 이렇지 않네'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요. 보편적인 특성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다르다고, 이상하다고 너무나도 쉽게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저 스스로도 돌아보게 되네요.
두 번째 질문 : 이 고양이는 비싼 품종이죠?
이따금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들께서 “이 고양이 외국에서 온 거죠? 비싼 품종이죠?” 하고 물으실 때가 있습니다. 구름이는 페르시안 고양이로, 이 품종은 페르시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왔다 하니 외국에서 온 것은 맞지만 비싼 품종이냐 묻는 질문에는 뭐라 해야 할지 몰라 주로 어색한 웃음소리로 답을 합니다. 무엇보다 그게 왜 궁금한지 모를 일입니다. 이따금은 나와 함께 걷고 있는 존재를 상품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아 화가 나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이란 말이 보편화된 지 꽤 되었지만 충분히 그 의미를 체화하지 못한 시선이 곳곳에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비싼 품종이냐 묻는 말에 어떻게 답하는 것이 좋을지 여전히 고민입니다.
세 번째 질문 : 산책하는 고양이라니 정말 좋으시겠어요!
사실은 말이죠… (속닥속닥) 아주 귀찮답니다. 더 자고 싶은데 내보내 줄 때까지 저 방에 가서, 이 방에 와서 앙칼진 목소리로 울어대면 얼마나 괴로운지 아시나요? 무려 새벽 4시부터 말이죠. 그 덕에 가족 모두 약간의 피로감을 안고 삽니다. 퇴근하고 돌아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도, 아무 일정이 없어 방에서 꼼짝하고 싶지 않은 날에도 몸을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요구를 무시하고 이불을 뒤집어써보지만 날카로운 목소리는 솜의 두터움 정도는 쉬이 통과합니다. 지금 당장 바깥공기를 쐬어야겠다는 그 일념은 정말 놀랍도록 집요합니다. 현관문에 스스로 오고 갈 수 있는 작은 문을 뚫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구름이도 스스로 현관문을 열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날이 많겠죠. 그러니 귀찮아도 하루에 최소 두 번은 그를 위해 문을 열고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