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숲 이야기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 차갑고 청량한 가을공기를 맘껏 들이마셨다.
가을… 눈에 보이는 자연은 찬란히 빛나고 아름답지만,
사실 그 안에는 죽음이라는 것이 자리하고 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치열하고 뜨겁게 성장하는 여름을 지나면
이제 죽음을 준비하는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
나무는 최소한의 에너지로 기나긴 겨울을 맞이하기 위해
풍성함을 자랑하던 나뭇잎을 땅으로 떨군다.
그 치열한 생존의 순간을 우린 아름답다 한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치열한 젊음을 지나 인생의 굴곡을 알아가고 삶의 지혜가 생기는 시기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아닐까?
간절기… 일교차가 커지고, 계절이 점차 바뀌어가면…
듣고 싶지 않은, 아니 의식하기 싫은 소식들이 유독 더 자주 들리는 듯하다.
“죽음”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의식하지 못하는 것…
아마도 가을은 그 죽음이란 것을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가장 빈번히 접하는 계절이 아닐까 싶다.
그 가운데서 잠시 오늘 나의 일상에 감사하게 된다.
가족과 함께 정원을 거닐며 웃고,
아내와 함께 한강의 멋진 하늘을 벗 삼아 달려보기도 하고,
마음을 담은 그림과 글을 쓰며
조금씩 깊고 포근한 밤으로 향하는 시간에서… 삶은 이토록 찬란한 선물을 늘 우리에게 선물한다.
죽음이 늘 곁에 있는 것처럼, 삶의 생동감도 늘 곁에 있다.
떨어질 수 없는 삶과 죽음의 공존이 어쩌면 우리의 오늘이 소중해지는 이유이지 않을까?
깊어가는 가을밤…
삶과 죽음 사이에서 우린 또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