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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다정 씨 Oct 22. 2023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모가 되서야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었다.


오늘은 어머니 생신 맞이 식사를 했다.

둘째는 어머니 생신축하 카드에 

할아버지가 약속한 핸드폰 사주시기로 한 것 잊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썼고,

그 결과 할아버지의 손을 꼭 붙잡고 스마트폰을 손에 넣는 횡재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엄마, 아빠에 의해 미루고 미뤄졌던 스마트폰의 세계가 열렸다.

아직은 여러 가지 기능의 제약이 있긴 하지만

자신만의 사적(?) 공간이 처음 생긴 둘째는 연신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셀카도 찍고,

가족 톡방에 이젠 자신도 한마디 할 수 있다며 의기양양하다.

언니가 알려주는 폰의 세계에 연신 감탄하며

오늘 하루는 다투지도 않고 둘 사이가 유독 돈독하다.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일이 이루어진 날

기뻐하는 아이를 보며 부모님은 귀엽다며 연신 웃음이 가득하셨다.

문득, 내 추억 속에 자리 잡고 있던 그날이 떠올랐다. 


몇 달을 보채고 떼써서 선물 받게 된 기타

적지 않은 돈을 선 듯 내어주시며 잘 배워보라고 하셨다.

처음으로 기타 줄을 튕기던 날

소음에 가까운 소리에도 싫은 내색이 없으셨던 두 분

오히려 어떻게 하는지 어깨 뒤에서 호기심으로 봐주셨던 모습이 선하다.

지금 생각하면 참 감사한 일인데

그땐 그게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아버지, 어머니는

무엇이든 들어주시려고 애써주셨고,

항상 그 자리에서 든든한 버팀목으로 당연히 계셔주실 것이라 생각했다.

어느덧 뵐 때마다 힘이 많이 빠져가는 부모님의 모습에 여러 마음이 올라온다.


어린 시절 내어 주셨던 그때는 잘 몰랐던 넓고 깊은 사랑...

마흔이 넘어서야 겨우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고, 그 마음결을 따라가고 있다.

그땐 왜 몰랐을까... 앞으로 함께 하는 시간 안에서

건강하게 많이 웃고, 서로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나누며

행복한 추억들이 많이 쌓이면 좋겠다.


아무 이유 없이 주신 사랑이 정말 소중한 것이었음을,  

너무 늦지 않은 깨달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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