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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다정 씨 Oct 26. 2023

첫날의 기억

당신의 첫날, 다짐은 무엇이었나요?

1년 중 가장 바쁜 10월

매주 정해져 있는 일들 외에도

강의, 제작, 디자인 의뢰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데

노를 함께 저어 줄 일꾼이 없는 아내를 도와 주말도 반납하고, 일손을 돕는다.

일이 없을 땐 없다고 걱정, 많으니 많다고 걱정. 

역시, 인간의 간사함이란...


어찌 됐든 정해져 있는 기한에 맞추어

의뢰된 일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아 집중하다 보면,

힘은 들어도 그 안에서 우리가 왜 이일들을 해나가고 있는가에 대한 의미들을 찾게 된다.


5년 전, 개인 사업자를 내고 일을 막 시작했을 땐 지금과는 다른 분주함이 있었다. 

비전을 세우고,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가치를 두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만들고,

이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시작으로 함께 할 협력업체들을 발품을 팔아 찾아다녔다.

시행착오와 함께 맨 땅에 헤딩도 수차례...



언제는 우리 마음에 쏙 드는 컬러를 표현해 줄 수 있는 인쇄소를 찾기 위해

하루 종일 을지로 구석구석을 지치지도 않고 돌아다닌 날도 있었다.

아침 일찍 나와 샘플들도 챙겨보고, 업체별 단가도 비교해 보고, 

빼놓을 수 없는 맛있는 길거리 음식도 챙겨 먹으며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힘은 들어도 의미 가득한 날들이었다.


늦더라도 우리의 속도에 맞추어 의미와 추구하는 비전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자식 같은 자체제작 굿즈들도 만들어 보고, 판매도 하며 이름을 조금씩 알리기 시작했다.

코로나 시기는 우리에게도 참 어려운 시기였지만, 서로 의지하며 잘 건너왔다.

버티고 나니 또 다른 삶이 우리를 기다린다.

이제는 일이 너무 많다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으니 말이다.

 

너무 지치고 힘들 땐

첫날을 기억한다. 

무엇이든 발로 뛰고, 직면하며, 마음을 담았던 그 정성이 가득했던 날!

첫날의 마음이면 못할 것이 없었다.


10월의 어느 밤

첫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아직 잘 해내고 있다고 

그러니 힘을 내보자고 서로를 위로하며, 감사를 나눈다. 

잠시의 여유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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