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지못한 건 절대 말하지 마.특히 결혼과 육아는 더 그래.
한 예능프로그램에 홍진경이 나왔다.
MC 유느님이 거짓말 탐지기 앞에서 그녀에게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홍진경은 두 눈을 질끈 감는다.
출연자들이 폭소한다. 이 짤이 SNS상에서 돌면서 많은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결혼 전에 나는 주변의 유부녀들이 친하지도 않은 사람 앞에서 남편 흉을 보거나 결혼을 후회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명백한 본인 얼굴에 침 뱉기라고 생각했고,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결혼을 후회한다는 식으로 말할 수 있는지, 왜 결혼 전에 남편이 그런 사람인 것을 몰랐는지 등등.. 결론적으로는 약간 한심하게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그러고 다닌다
남편과 도저히 못 살겠다는 이야기, 맨날 싸운다는 이야기, 같이 자식 키우기 힘들다는 이야기는 기본이고
듣다 못한 [미혼] 친구들이 "야 ~ 너 왜 그래 진짜. 그래도 남편인데 좀 예뻐해 줘."라고 한다.
그런데 똑같은 이야기를 밤톨이 친구 엄마들에게 하면 "아 진짜 웃겨, 야 우리 남편은 더해. 뭐라는 줄 알아?" 라며 한 술 더 떠 이야기한다. 신기한 건 남편 흉을 서로 그렇게 보고 뒤에 가서 남의 남편 욕하는 일도 없고, 그 이야기를 계속 기억했다가 또 이야기하거나 그러는 일도 없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미혼 친구들이 심각한 얼굴로 자주 하는 '아니 근데 오빠 왜 그렇게 변한 거야?' 혹은 '너네 부부 진짜 괜찮아?'라는 질문 따위 없이 100% 서로 이해해주며 넘어간다. 왜 그런 줄 아니?
첫째. 그놈이 그놈이거든. 내 남편이나 네 남편이나 속 터지게 만들고 꼴 보기 싫게 행동하는 건 마찬가지다. 어떤 포인트에서 그 지경이 되는지와 빈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어도.
둘째. 이렇게 털어놔야 또다시 내 남편과 살아갈 원동력(?)을 얻는다. 나를 환장하게 만들고, 이 구역의 미친년으로 만드는 내 남편이지만 어차피 나는 이 사람과 살아가려면 대나무 숲에서 한번 시원하게 내뱉어야 한다. 근데 그건 밤톨이 친구 엄마도 마찬가지다. 엄마들끼리 모이면 우리는 서로의 대나무 숲이 되어준다. 크!
셋째. 누군가에겐 힘들고 지쳐 보이는 엄마로서의 하루하루가 우리에게는 너무나 평범한 일상이다. 우리는 남편 욕을 하는 게 아니라 그저 일상을 공유하는 것일 뿐이다. 신랄하게 내뱉는 남편 욕 속에는 미움과 원망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결코 힘들어서, 정말로 이 인간이랑 이혼하고 싶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미혼인 아가씨들이여. 결혼한 친구가 신랄하게 남편 욕을 한다면 심각한 얼굴로 바라보지 말고 이 한마디만 해줘라.
아 진짜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신의 가벼운 반응이 어떤 대답보다 큰 위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