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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Jun 20. 2024

고양이 밥 주러 갔다가

오늘 피곤해서 버스를 타고 서울에 갔다. 내일도 서울에서 일이 있어 그냥 숙소를 구해 묵어도 됐지만 나는 고양이 밥을 줘야 하기 때문에 집에 가야 했다. (사실 자동급식기를 사놓았는데 기계치라 작동이 어려워 그냥 내버려놓았다.)


병원에 갔다가 집에 가려고 지하철을 타러 가려는데 간호사가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은데 어지럽지 않냐며 택시를 탈 것을 권유했다. 나는 내 몸을 전혀 믿지 않기 때문에 권유를 받아들여 카카오택시를 탔다. 택시기사는 매우 젊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나는 매우 젊어 보이시는데 택시를 하시냐고 물었다. 30대로 보였는데 사실 알고 보니 결혼도 하신 40대였다.

내가 어지러워서 택시를 탔다고 하자 택시기사는 내게 집까지 택시를 타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했다. 나는 택시비가 한 50만 원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비싸지 않고 저렴해서 나는 권유를 받아들여 집까지 택시를 타기로 결정했다.

나는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이 분도 크리스찬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이 분도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하는 얘기를 매우 놀라워하면서도 다 들어주었다. 심지어 남들이 절대 믿지 못할 얘기도, 본인도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전부 들어주었다.

오늘 이 넓은 서울에서 하나님의 사람을 만난 것은 하나님의 뜻이 있는 것이다. 내가 고양이 자동급식기 어플을 다운받아 놓았는데 무선 작동 연결만 했더라도 오늘 이 분을 만날 일이 없었을 것이다. 오늘 간호사의 권유를 듣지 않고 지하철만 탔더라도, 적자인 상황을 생각해 택시가 아닌 고속버스를 타기로 결정만 했더라도 이 분과 내 모든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자 봤니? 지금 이건 내가 일하는 거야!”라고 확신에 확신을 더하여 주시는 것이다. 나는 분명히 하나님께 나는 하나님의 음성을 분별하지 못하니 두 번 세 번 확실하게 알려달라고 기도했었다. 하나님은 내 기도를 하나도 허투루 여기지 않으시고 응답하시는 분이시다. 내 친구들도 나를 보면서 “그런 일을 겪으면서 너는 신앙심이 더 깊어질수밖에 없겠구나.” 라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내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긴가민가, 갈팡질팡 했더라면 이런 믿을 수 없는 얘기를 남들에게 꺼내지도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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