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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Apr 30. 2024

아프니까 별 생각이 다 든다

아 아파 ㅠㅠ

이렇게 아파 본 것이 얼마만인지

오늘 아침까지는 아파서 정신이 혼미해져 잠이 계속해서 쏟아졌다.

거기에 물도 한 방울 먹지 못하는데 입안에 핏덩어리들이 말라붙어 피 맛 때문에 속이 울렁거려 죽는 줄 알았다. 입안이 부어 입이 다물어지지도 않아 두텁게 말라붙은 피떡들이 잘 떨어지지도 않았다. ㅜㅜ 나는 아픈 것보다 속이 울렁거리는 게 가장 싫다. 나는 침 맞는 것을 정말 싫어하는데 오늘처럼 간절히 침을 맞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수술을 하고 들었던 생각이, 그냥 하루 입원하면 되는 이런 수술도 이렇게 아픈데 ㅠㅠ (나는 이전에 받았던 렌즈삽입술 수술이나 하지정맥류 수술만 생각하고 만만하게 생각했다.) 대체 사람들은 어떻게 이 아픈 걸 참아가면서 성형수술을 받는 걸까? 그리고 나는 아픈 것이 너무 무서워 (아플 때 나의 상태를 봤을 때 정신이 혼미해져 기절을 할 확률이 크지 않을까?) 자연분만은 도저히 못 하겠다고 생각해서 제왕절개를 하겠다고 굳게 다짐했었는데, 입안을 찢는 것도 이렇게 아픈데 배를 크게 찢고 일주일이나 입원을 하면서 심지어 며칠 만에 걸어 다녀야 한다면 내가 진짜 버틸 수 있을까? 나는 어제 수술이 끝나고 간호사들이 잠들면 안 된다고 폐에 남아있는 마취가스를 빼야 하니 심호흡을 크게 하라고 계속해서 당부를 하는데도 끝없이 잠들기를 반복했다. 간호사들이 자지 말라고 나를 앉혀 놨는데 나는 앉아서 계속 잠들었다. ㅜㅜ 오늘 아침에는 대학원 과제 기한이 오늘 점심때까지인 것을 깨닫고 급히 병상에서 대학원 과제를 하느라 간호사에게 씩씩하다는 칭찬을 들었지만, 그마저도 졸다가 과제하다가를 반복하다가 울렁거림을 참지 못하고 물 한 방울 먹지 못했으면서 초록색 쓸개즙을 토하고 말았다. ㅜㅜ 이렇게 나는 몸도 약하고 마음도 약하고 정신력도 약하다. 나는 어차피 목숨이 간당간당한 인생이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겠다는 마음과 하나님의 긍휼과 은혜로만 살아남은 인생일 뿐 절대 나는 강한 사람이 아니다. 내가 순종을 하기 위해서 하나님께 어린 시절부터 간곡하게 부탁한 것이 몇 가지 있는데 절대 나를 순교자들처럼 신체적 고문을 받게 하지 말라는 것과, 또한 출산을 할 때는 생살을 찢어도 모른다는데 그 고통을 견딜 자신이 도저히 없다는 것이다. ㅜㅜ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의 원죄 때문에 여자에게 출산의 고통을 주셨으면서, 왜 예수님이 모든 죄에서 우리를 구원하셨는데 출산의 고통을 없애주시지 않는 걸까? 나는 이번에 수술을 하며 고생도 했겠다 기회를 틈타 하나님한테 따지고 싶었다. 하나님, 그건 하나님이 책임지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데 하나님이 그러면 출산의 고통을 없애줄 테니 출산을 하라고 해도 나는 그걸 믿고 출산을 할 자신이 없다. ^^ 그런데 나는 아이는 갖고 싶었다. 이게 웬 딜레마란 말인지.. 자신 있게 자연분만을 선택하는 여자들이 나는 존경스럽다. 나는 어떡해야 하나? 이제는 내가 적은 나이도 아닌데 항상 똑같이 무섭다 ㅠㅠ 하나님 언제나처럼 저에게 믿음을 먼저 주셔야지요 ㅠㅠ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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