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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May 10. 2024

꼭 필요한 존재

푹 자고 이른 아침에 깨어 편안한 침대에서 남은 졸음기에 한참 빠져 있었다. 점점 신선하고 상쾌한 기분이 들어 눈을 뜨려고 하는데 눈이 잘 떠지지 않았다. 환한 빛 속에서 눈을 뜨려고 하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 세상에 대한 슬픔과,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깊이 이해받고 싶은 갈망이 느껴졌다. 가슴속에서 시작되어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으며 갑자기 이 세상에 내가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의 존재가 나 자신에게 위로가 되는 것을 느꼈다. 그토록 어두웠던 세상에서조차 아무 쓸모도 가망도 없어 버려질 수밖에 없었고,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그나마 도움이 되는 존재였던 내가 지금은 세상에 존재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아픔이 가득한 세상을 향해 “괜찮아, 내가 있잖아. 내가 끝까지 함께하고 도와줄게.”라고 말하며 따뜻한 사랑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내 영혼 속에서는 내가 단순히 귀하고 소중하고 좋은 존재라는 느낌을 뛰어넘어 나는 세상에 반드시 꼭 필요한 존재라는 조용한 확신이 스며 올라왔다. 내가 꼭 필요하지 않았더라면, 하나님이 이렇게 나를 살려두었을 리가 없다. 나는 세상에 미련도 없고 이루고 싶은 일도 없었지만 하나님은 나를 통해 반드시 이루실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 나는 하나님께 꼭 필요한 사람이었구나. 눈에서 눈물이 계속해서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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