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입니다.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가 밤사이 또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청도 대남병원에서만 130명이 추가로 발생했는데요......”
결혼 예식에 참석하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토요일 아침. 대중교통을 이용해 웨딩홀에 가는 것이 살짝 부담스러워 승용차를 몰고 가는 중이었다. 차 안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앵커의 차분한 목소리에 반해 나는 순간 마음이 분주해졌다. ‘마스크가 어디 있더라?’ 다행히 가방 안에 어젯밤에 아내가 챙겨준 마스크가 얌전히 자리하고 있다. KF94 인증 마크 훈장을 달고. 그 훈장 덕분인지 분주한 마음이 이내 차분해졌다.
차를 주차하고,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마스크를 썼다. 건물에 들어가기에 앞서 크게 심호흡을 하는 것도 빼먹지 않았다. 최소 한두 시간은 마음껏 숨을 쉴 수 없을 테니. 출입문은 다행히 회전문이다. 건물로 들어서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시뜻한 마음을 뒤로하고 들고 있던 핸드폰 모서리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조심스럽게 눌렀다.
일군의 남자 승객들이 엘리베이터에 같이 탔다. 옷차림새를 보니 나와 마찬가지로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이다. 평소 하객들의 옷차림과 다른 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거였다. 그중 한 남성이 마스크를 하지 않아 시선이 집중되었다. 15층까지 올라가는 동안 친구들이 그 남성에게 핀잔을 주었다.
“야, 시국이 시국인데, 마스크 좀 써!”
“다른 사람들이 다 썼는걸 뭐, 난 안 써도 돼. 괜찮아!”
친구들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그 남성은 마스크 쓰는 것을 극구 사양했다. 그들의 실랑이가 오고 가는 동안 15층에 도착했다.
웨딩홀은 예상보다 하객들로 붐볐다. 마스크를 쓴 대다수의 하객들 사이로 양가 혼주들이 반가운 얼굴로 하객을 맞이했다. 여느 결혼식 풍경과 다를 바 없이 정겨웠다. 대다수의 하객들과 직원 전원이 마스크를 쓰고 예식에 참여한 거를 빼고는.
양가 어머니의 촛불 점화를 시작으로 결혼식이 시작됐다. 예식은 식순에 따라 신랑 신부 입장, 주례사, 혼인 서약에 이어 축가까지 순조롭게 진행됐다. 끝으로 “신랑 신부 행진!”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신랑 신부가 새 출발을 알리는 행진을 했다. 행진과 함께 신랑이 신부의 웨딩드레스를 밟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발을 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 모습에 마음이 살짝궁 따뜻해졌다. 아마도 신랑의 엉거주춤한 걸음걸이가 신부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기인했음을 느꼈기 때문이었으리. 신랑 신부가 행진하는 동안, 지금처럼 늘 배려하며 행복하게 결혼 생활하기를 기도했다.
모든 예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줄곧 두 장면을 곱씹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마스크 쓰기를 거부했던 한 남성의 언행과 신랑의 엉거주춤한 걸음걸이를. 마스크를 하고 안 하고는 차치하더라도 그 마음가짐에 대해 돌아보게 됐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하는 마음, 얼마나 위험한지 자각하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을. 그 남성의 언행은 신부를 배려하던 신랑의 모습과 대비되어 주말 내내 곱씹고 곱씹었다.
2월 24일 월요일 오후 6시 기준 확진자 833명, 사망자 8명. 결혼식 이후, 단 이틀 사이에 전국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 병원들이 폐쇄되고 사망자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이 상황을 마주하니, 생각이 더욱 복잡하다.
“나 하나쯤은 괜찮아!”, “야외 집회라 괜찮아!”라는 생각을 버리고 하나 되어 이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할 때이다. 새신랑이 신부 손을 잡고 내일을 향해 조심스럽게 발을 떼듯이 배려가 필요한 때이다. 개인 개인이 서로를 배려하는 백신이 돼야 한다. 아울러 행정당국의 대국민 예방수칙도 철저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 국민 모두가 “하나 되는 날” 이 상황도 속히 종결되리라 믿는다.
10월 31일 현재 국내 코로나 19 확진자는 26,511명, 사망자 464명이다.
출처 : "코로나 19, 심장에도 치명적 손상" - 코메디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