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으로 책상에 앉아 뭔가를 쓰는 이들. 남의 책들을 참고해가며 자기 문장을 쌓아가는 이들. 도대체 어째서일까. 잘 설명 못하겠는데 나 역시 그랬다.”(p.535) 이슬아 작가의 고백이다. 이 고백은 내 고백이기도 하다. 나도 잘 설명 못하겠는데 책상에 앉아 생각을 공글리고 뭔가를 쓴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뭐라도 쓴다. 필력이 부족해도 안 쓰는 것보다 낫다고 믿으며 무작정 쓴다.
잘 써지는 날도 있고 안 써지는 날도 있기 마련이다. 아마 어떤 날은 몇 줄 쓰지도 못하는 날도 있을 거다. 글의 첫 문장을 고심하다 끝내 시작도 못하는 날도 있을 거다. 글의 마지막 문장을 채우지 못하고 글을 맺음 할 수도 있을 거다. 그래도 괜찮다고 다독거릴 거다. 왜냐하면 분명 꾸준히 글을 쓰고 있으니까.
아무튼,《어쩌다 일간 한봄일춘》연재를 시작한다.
영감이 찾아오길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영감을 담을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어쩌다 일간 한봄일춘》은 쓰기 생활 “루틴이”의 시작이다. 매일매일 뭔가를 읽고 무언가를 쓰려고 한다. 시작도 못 해 본 일처럼 지루한 건 없을 테니까.
이슬아, 《일간 이슬아》, 헤엄 출판사,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