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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봄일춘 Mar 03. 2022

꿈, 뫼비우스의 띠


나는 꿈을 꾼다. 나는 꿈을 꾸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노력에 노력이 더해진다. 노력은 종교다. 하지만 종교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종교가 작동하지 않으니 현실이 나아지지 않는다. 현실이 나아지지 않아 지친다. 지치고 힘들다. 힘들다는 생각에 꿈을 내려놓고 싶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에 힘들다. 힘들어서 꿈을 내려놓는다. 나는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다. 나는 거기서 꿈을 꾸지 않는다. 거기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서있다. 그냥에 그냥이 더해진다. 그냥 있는데, 어느 날 절망이 찾아왔다. 절망이 왁자 떠든다. 아침부터 밤까지 화드득 지껄인다. 미칠 지경이다. 꿈을 꾸지 않는데 힘들다. 힘들어 어렴풋이 꿈을 잡는다. 나는 다시 꿈을 꾼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노력에 노력이 더해진다. 노력은 종교다. 내려오지 않으려면 앞으로 나아가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앞으로 나아가는 거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 꿈을 마음의 중심에 두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 허위허위 숨을 몰아쉬며 한 걸음 한 걸음 올라선다. 돌계단 끝,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그냥 그 자리에 퍼더버리고 앉아 있고 싶다. 곤두박질치는 마음이 수차례. 애면글면 능선 위에 섰다. 나 자신의 자리다. 나는 꿈을 꾼다......


2022.03.03.(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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