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아직 망하지 않았다_ 3

위로하자. 나라도 나를.

by 제인


나에게 위로는
고양이의 부들부들한 털 같은 것.
꾹꾹이와 갸릉갸릉 같은 것.
아이가 해주는 포옹 같은 것.
그 아이를, 무려 내가 낳았다는 것.


한겨울 순댓국에 소주 같은 것.
이유 없이 아픈 밤, 타이레놀 같은 것.
고도를 기다리는 두 노인의 대화 같은 것.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구식 아포리즘 같은 것.


돈 없으면 열어보는 카톡 선물함.
일 없으면 열어보는 통장 비상금.
반신욕. 볕뉘. 새벽 라디오. 토마토수프.
반려인이 끓여주는 순두부찌개.
캐럴라인 냅. 사노 요코. 하루키의 수필.
걷기와 뛰기. 스쿼트와 요가. 비타민BCD...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
그래도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
계속 글을 쓴다는 것.
기쁨도 슬픔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
지금 받는 위로 역시 당연하지 않다는 것.
광활한 우주에서 아직, 혼자가 아니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