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미처 준비 안된 설익은 것들이 부산히
덜컹거린다
어렴풋한 빛줄기에 제 모습을 길게 늘어놓는
그림자처럼
어스름한 빛에 취해
길바닥에 검게 휘청거려본다
누가 그의 검게 긴 한숨을 보련가
해 질 녘 노을을 어깨에 짊어지고 오는 이와
해 질 녘 노을을 후광으로 빛내며 걸어오는 이의
얼굴에 같은 색의 빛이 스미나
그 빛이 만들어내는 주름의 그림자는 다르다
밤이 되기 전 피어나는 주황빛 꽃이어라
하루를 짊어지지 않고
펼치는 시간이어라
내 곁에 따라 걷는 검은 벗이여
비틀거리지 않고 춤을 추자꾸나
by. 나다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