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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Feb 17. 2022

_주황빛 꽃이어라

시시껄렁한 시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미처 준비 안된 설익은 것들이 부산히

덜컹거린다


어렴풋한 빛줄기에 제 모습을 길게 늘어놓는

그림자처럼

어스름한 빛에 취해

길바닥에 검게 휘청거려본다


누가 그의 검게 긴 한숨을 보련가


해 질 녘 노을을 어깨에 짊어지고 오는 이와

해 질 녘 노을을 후광으로 빛내며 걸어오는 이의

얼굴에 같은 색의 빛이 스미나

그 빛이 만들어내는 주름의 그림자는 다르다


밤이 되기 전 피어나는 주황빛 꽃이어라

하루를 짊어지지 않고

펼치는 시간이어라


내 곁에 따라 걷는 검은 벗이여

비틀거리지 않고 춤을 추자꾸나



by. 나다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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