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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ㅂ ㅏ ㄹ ㅐ ㅁ Mar 18. 2022

네게 좋아 보였던 행복은_




'넌 좋겠다. 행복해서... '

내 손과 마음을 묶어버렸던 친구의 한숨이었다. 


싸이월드가 활성화되던 시기였다. 적당히 사진에 짤막한 글을 올렸다. 대부분 웃었고, 밝았고, 젊었다. 화려할 것 없던 내 작은 소식들이 닿을 때면 친구는 아팠다고 한다. 그 한숨을 듣고서 아무것도 쓸 수가 없었다. 


그때는 그게 친구를 위하는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수년이 지난 지금. 나는 또다시 이런 비슷한 상황들을 만난다. 


'너는 좋겠다. 남편이 잘해줘서.'

'너는 좋겠다.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중 나희도가 고유림에게 소리친다. '그럼 내가 너한테 져줘야 되는 거야?'


그 말을 건네며 마음을 달래 보려는 것은 알겠으나, 그 한숨이 가라앉을 즈음 나를 믿는 벗이라면 생각해보면 도움이 될지도 모를 답변을 했다. 겸손 떠느라 배려를 핑계로 순간의 행복을 뭉게 버린 시간들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답이기도 했다. 


"남편한테 내가 더 잘해줘.  처음부터 서로 잘 맞았던 거 아니야.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기다렸고, 내가 듣고 싶은 말을 건넸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남편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물었고, 어느 것 하나 거저 얻지 않았어. 서로 잘하고 있는 거야. 잘 살고 싶으니까."


"그리고 할 줄 아는 게 뭔지 몰라서 뭐든 하는 중이야. 수십 년 동안 했던 말을 반복하기 싫어서. 

'가정불화 때문에' '형편 때문'이라는 핑계 말고, '그때 시작했어야 했는데..' '누가 나를 알아봐 줬더라면..' 

이딴 철 지난 후회도 말고 더 늦기 전에 '해볼걸' 했던 것들을 해보고 있어. "


'난 그래서 좋아.'




by 바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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