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려던 게 아니다.
다만 쓰고 싶었다.
그래서 쓰고 있었다.
그런데 왜 브런치로까지 와서?
이곳은 글 쓰는 작가의 꿈의 무대가 아닌가.
그러고선 작가가 되려던 게 아니라는 이 말을 지껄이는 내가 얄미워 반대로 걸었다.
심술 난 걸음은 잰걸음으로 멀어지고
멀어질수록 걸음이 무거워졌다.
멀리 걸어 나온 곳에 버스킹 하는 이들의 노랫소리가 구간구간 울려 퍼졌다.
스피커와 마이크를 노트와 연필 삼아 열심히 소리높이는 그들은 가수가 되려는 것일까.
오가는 사람 사이
옆 버스킹 존(zone )에서 넘어오는 높은 성량 사이
제 앞에 앉은 단 한 명을 위해 노래를 한다.
그들은 가수가 되려던 것일까.
그러기엔 노래를 부르는 그이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가수 뺨칠 정도의 실력이 아니래도 즐기는 이의 모습에 모든 게 무색해진다.
다만 쓰고 싶었던 나는 신바람 나게 신들린 듯 쏟아 나오는 상념을 쳐대느라 즐거웠댔다.
작가보단 작자로 불리고 싶다던 나는
아무래도 버스킹을 하고 싶은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