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첫 모습은
소녀 같았다
맑고, 밝았지만
또한 수줍고
옅은 감탄사를 즐겨 썼다
우리에게는
애칭이 있었다
소녀에게 어울리는,
소녀를 바라보는
설렘에 어울리는
그런 이름들이 있었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우리는 서로의 애칭을
엄마, 아빠라는 직함 사이에
드문드문 끼워 불렀다
굳어진 호칭처럼
그 이름을 부를 때
감정은 전 같지 않았다
대신 그 무뎌짐 속에
엄마, 아빠를 부르듯
굳은 믿음이 얹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