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건너다

by 이정석

신호등 없는

길을 건널 때는

허리 굽은

어르신들을 따라라


그들의 경험은

삶과 죽음의

그 거친 소용돌이 속

의외로 멀찍한 거리를

동물처럼 감지한다


간혹 그 경험에 대한

과도한 신뢰가

신호 있는 곳까지

펼쳐지지만


신호가 없다면

괜찮다

신호가 없기에

우리는 더

그것이 필요한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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