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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행복이 너의 불행이 되었다

by 바람꽃


나의 행복이 너의 불행이 되었다


바람꽃



너는 나를 좋아하고

나는 너를 좋아해서

우린 친구가 되었지.


너를 닮은 나

나를 닮은 너

우린 마치 쌍둥이처럼

잘하는 것들도

좋아하는 사람도 비슷했어.


때때로 절망이 찾아오면

너는 나를 안아주고

나는 너를 감싸주고

너와 내가 우리인 건

당연하다 생각했지.


그러던 어느 날

너만큼 잘하고 예뻐진

나를 보며 너는,

어딘가 우울해졌고

어딘가 슬퍼 보였어.


예쁘다며 잘한다며

좋다 할 땐 언제고

예쁘니까 잘하니까

지금은 왜

미워해?


미안해,

나의 행복이

너의 불행이 될 줄이야.






작가의 말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인 심리

'쌤통의 심리학'을 뒤집어 생각해 봤습니다.

정도의 차이일 것이며 승화시키기 나름이지만

누구도 완벽하게 벗어날 수 없는

딜레마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쁘거나 잘하는 것 따위의

단순한 비교에서 시작했으나

사실은 그보다 미묘한 감정들이 많았지요.

나보다 가난한 친구에게

나보다 불행한 친구에게

심지어 내가 사랑한 사람을 사랑한 친구에게

행복은 그대로 드러낼 수 없는 것이었는데

내가 불행해보니 그 또한 보이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따위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그저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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