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지금 여기
울먹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입도 벙긋하지 않고
그저 눈이 마주쳤을 뿐인데
눈물 그렁이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여기
가슴 아픈 사람이 있습니다.
괜찮냐는 한 마디에
시나브로 차오르는 슬픔,
이내 말 못 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여기
울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먹먹한 서러움이 목구멍에 차올라
마침내 토해내는 폭포 같은 눈물
끝이 없을 슬픔은
강이 되어 흐릅니다.
작가의 말
과거 심리상담학 공부 과정으로
3일 여정의 집단치료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인들과 한 번, 중국인들과 한 번
그렇게 두 번을 경험했는데요.
중국인들과 집단치료를 할 때였습니다.
어떤 어머님과 제가 파트너가 되었고
이름과 소개도 하기 전이었는데
10분 동안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10분 후 우리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서 울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어머님의 눈물이 흐르던 과정을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글로 옮겨보았네요.
쓰면서도 눈물이 났습니다.
얼마나 아팠고 얼마나 몰라줬으면
처음 만나 낯선 제 앞에서
눈물이 쏟아졌을까요.
시를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대체로 참을 수 없어 뱉어내는 말들은
순식간에 퍼즐처럼 맞춰지고
초고라 퇴고라 할 것도 없이
날것으로 이렇게 전시됩니다.
손을 대서 수정할 수록
첫 느낌이 사라지는데
산문과 다른 이유일까요?
다만 시를 쓰는 순간만큼은
덜어내고 쉬어갈수록
내 마음 가장 가까운 곳에
닿는다는 역설.
부족한 제 시도
언젠가는 진화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