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꽃 May 23. 2024

울먹이는 사람들


울먹이는 사람들 


바람꽃



지금 여기 

울먹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입도 벙긋하지 않고

그저 눈이 마주쳤을 뿐인데

눈물 그렁이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여기

가슴 아픈 사람이 있습니다.

괜찮냐는 한 마디에

시나브로 차오르는 슬픔,

이내 말 못 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여기

울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먹먹한 서러움이 목구멍에 차올라

마침내 토해내는 폭포 같은 눈물

끝이 없을 슬픔은 

강이 되어 흐릅니다.






작가의 말


과거 심리상담학 공부 과정으로

3일 여정의 집단치료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인들과 한 번, 중국인들과 한 번

그렇게 두 번을 경험했는데요. 

중국인들과 집단치료를 할 때였습니다.

어떤 어머님과 제가 파트너가 되었고

이름과 소개도 하기 전이었는데

10분 동안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10분 후 우리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서 울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어머님의 눈물이 흐르던 과정을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글로 옮겨보았네요.

쓰면서도 눈물이 났습니다.

얼마나 아팠고 얼마나 몰라줬으면

처음 만나 낯선 제 앞에서 

눈물이 쏟아졌을까요.


시를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대체로 참을 수 없어 뱉어내는 말들은

순식간에 퍼즐처럼 맞춰지고

초고라 퇴고라 할 것도 없이

날것으로 이렇게 전시됩니다.

손을 대서 수정할 수록

첫 느낌이 사라지는데

산문과 다른 이유일까요?

다만 시를 쓰는 순간만큼은

덜어내고 쉬어갈수록

내 마음 가장 가까운 곳에 

닿는다는 역설.

 

부족한 제 시도 

언젠가는 진화하겠지요?






   


매거진의 이전글 이모 예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