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에 살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그간 시낭송하겠다며 노래만 몇 곡 불렀네요.
물론 모두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노래였고요.
노래를 몇 곡 하면서도 느낍니다.
아, 시가 원래는 노래였었지 하고 말이죠.
오늘은 오후 차를 하면서
이정하 시인의 <낮은 곳으로>라는
시를 노래해 봤는데요.
우연히 노트에 필사해 놓은 걸 발견하고
이거다 하고 낭독했습니다.
참고로 배경 음악은 비에트라 작곡
새소리는 지금 창 밖에
참새들의 합창입니다, 귀엽죠? ^^
이정하 시인은 1962년 대구 출생으로
사랑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고 쉬운 언어로
표현하는 시를 많이 썼다고 알려졌는데요.
특히 그중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라는 시집은 1995년에 발간되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밖에 시인의 대표작으로는 '사랑의 이율배반'
'사랑하는 이유',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사랑',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한 사람을 사랑했네', '간격', '종이배', '숲'
'바람 속을 걷는 법 1', '기다리는 이유'
'세상의 수많은 사람 중의 한 사람', '별'
'꽃잎의 사랑', '눈이 멀었다'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