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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꽃 Jun 15. 2024

눈치 보게 해서 미안해

남편에게


눈치 보게 해서 미안해


바람꽃



괜찮냐고 물을 때

귀찮다고 했지만

다가와 준 당신 덕에

외롭지가 않았어.


화났냐고 물으니

오만 인상 썼지만

물어봐 준 당신 덕에

웃음소리 새어 나왔지.


흐느끼는 어깨 위

무심하게 덮은 손

시나브로 온기가

내 온 우주를 녹이면


나는 비로소

속으로도 못 우는

당신이 보여

미안해 눈치 보게 해서.




저희 남편은 참으로

한결같은 사람입니다.

20년이 다 되도록

덤벙대는 습관이 바뀌질 않는데요.

역시 20년이 다 되도록

한결같이 제 편이 되어줍니다.

종종 짜증이 날 때나 바빠서 남편이 귀찮을 때

속상한 일에 울고 싶을 때에도

한결같이 흔들리는 동공을 감추지 못하고

제 눈치를 보며 다가서기를 망설이지 않는

그런. 따뜻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문득 그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애틋하고 그런 마음에.

후다닥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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