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을 다짐하는 것만큼 부질없는 일이 있을까. 우리는 너무나 쉽게 영원을 입에 올린다. 나의 신념, 나의 사랑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금 누리는 젊음과 건강이, '나'라는 존재가 영원할 것이라고.
기어이 인간은 영원을 좇는다. 운명을 타고났으면서 죽음을 거부하고, 무너질 줄 알면서도 국가와 제도를 세운다. 스스로의 항상성조차 지키지 못하면서, 역사에 이름 한 자락 남기고자 분투한다. 이 얼마나 허망하고 미련한 짓인가.
그러나 허망하기에 바로 인간이다. 언젠가 찾아올 자신의 끝을 알기에, 현재를 넘어 영원을 갈망한다. 단지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게 아닌,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저항한다. 어차피 무너질 모래성을 쌓고, 기어코 잊힐 이름을 돌에 새긴다.
끝이 있기에 발버둥 친다.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을 알기에, 역설적으로 변하지 않을 무언가를 갈구하며 현재를 불태우는 것이다. 그 처절한 몸부림마저 없다면, 우리가 세월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부유물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러니 미련함을 잃지 마라. 우리는 영원히 살 수 없기에, 이 찰나를 영원처럼 살아야 한다. 사랑이 식을지라도 지금 이 순간은 영원히 사랑할 것처럼, 육신이 쇠할지라도 내 정신만은 남을 것처럼 글을 쓰고, 소리치고, 발자국을 남겨라.
비록 그것이 '착각'일지라도 상관없다. 닿을 수 없음을 알면서도 별을 향해 손을 뻗는, 무의미해 보이는 손짓이어도 괜찮다. 그 오만하고도 슬픈 저항이야말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영원일테니.
닿아라. 부디 이 순간만이라도, 나의 손에 닿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