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영의 평생레시피
‘원팬’이라는 키워드만으로도 충분히 끌렸고,
무엇보다 어남선생의 요리들은 늘 익숙한 재료들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집 냉장고에도 있을 법한 것들. 이름만 들어도 아는, 그래서 더 반가운 재료들.
집밥 메뉴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을 때면, 나는 늘 ‘편스토랑 류수영’을 검색하곤 했다.
따라 하기 쉽고, 실패할 걱정도 없고, 무엇보다 아이들도 잘 먹으니 매번 찾아보게 되는 레시피로 자리 잡았다.
그러던 중, 류수영의 요리책이 나온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레시피를 검색하는 게 익숙해졌지만, 오랜만에 종이로 된 요리책을 펼쳐본다는 생각만으로도 괜히 마음이 설렜다.
책장을 넘기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휴게소 버터감자
아이들 등교 전,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만족을 줄 수 있는 메뉴였다.
아침에 눈을 뜨고 '오늘 뭘 먹이고 학교를 보내나?' 하는 고민도 잠시,
감자의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자른다.
프라이팬에 감자와 물을 넣고 익힌 후, 버터를 넣고 바글바글 졸인다.
마지막엔 설탕을 살짝 뿌려 달달한 마무리.
고소하고 달콤한 향기에 아들이 스르르 눈을 뜬다.
복숭아 몇 조각과 함께 한 접시 뚝딱 비우는 아침.
그렇게 아침이 참 기분 좋게 시작되었다.
2025년 6월 25일 1판 1쇄를 내고 불과 보름 만인 7월 7일, 벌써 5쇄를 찍었다는 책.
아마 나처럼 이 책을 손꼽아 기다렸고,
누군가의 부엌에서 작은 기쁨으로 함께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참 많았던 게 아닐까 싶다.
요즘처럼 폭염에 유독 밥 하기 싫은 여름날,
나는 이 책과 함께 다시 주방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도장 깨기 하듯 한 장 한 장 따라 해 보며, 주방에서의 시간을 조금 더 즐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