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린 꽃 한 송이가 세상에 피어나 인내와 헌신으로 사람들을 돕고 나누며, 기쁨과 감사로 삶을 노래하는 이야기를 담아낸 팝업 그림책이다. 간결하고 함축적인 글에 담긴 삶을 향한 꽃의 아름다운 고백은 우리에게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물음과 삶에 대한 굳은 용기와 위로, 소망을 전해 준다.
-비룡소 소개글-
세상과 나누는 마지막 인사에도 함께하고요.
삶의 끝자락에 다다랐을 때 비로소 나누게 될 고독하면서도 담담한 이 문장에서
엄마의 엄마가 된 내 나이 엄마들의 마음 한 구석을 먹먹하게 만들어 버린다.
나 역시도 떠오르는 한 장면이 있다.
2018년 아빠의 장례식.
8살이었던 딸아이가 할아버지 관 위에 놓일 꽃을 만들고 있던 장면이다.
<나, 꽃으로 태어났어> 그림책을 덮으며, 그 순간 딸아이의 모습이 선명히 겹쳐지는 순간—아, 이 아이는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그렇게 꽃으로 배웅했구나. 어린 딸의 순수한 마음이 전해주는 깊은 위로에, 고맙고 또 고맙다는 생각이 가슴을 저며 왔다.
할아버지를 보내드리기 위해 8살의 작은 손으로 꽃을 만들던 딸아이의 모습은, 작고 순수한 손길 속에 담긴 말 없는 애도와 사랑이었을 것이고, 꽃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놓으며, 이별의 무게를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겠지만 그 나름의 방식으로 할아버지께 전해졌을 것이다.
초등학교 5학년 친구들은 <나, 꽃으로 태어났어> 그림책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질문을 해본다
"너희들은 어떤 꽃으로 태어났을까?"
"꽃으로 태어난다면 어떤 꽃으로 태어나고 싶니?"
친절한 선생님은 예시 문장들을 이야기해 준다.
환하게 웃는 해바라기
우리 가족에게 웃음을 주는 힐링꽃, 사랑꽃
자유롭게 가볍게 날아다니는 싶어 민들레
어디서든 살아남는 강인한 잡초
......
어떻게 써야 할까 고민하던 아이들이 진지하게 써 내려간다.
가장 기억에 남은 꽃은 무궁화와 양귀비였다.
그동안의 수업에서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꽃!
"나, 꽃으로 태어났어.
난 무궁화야.
내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으로 태어나 너무 기뻐.
그만큼 나를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나도 그 관심을 받아서 너무 고마워!
나를 보며 앞으로도 힐링했으면 좋겠어."
맞다! 무궁화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이니 얼마나 자랑스러운 꽃일까?!
무궁화를 자랑스러워하며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12살 친구가 참으로 대견하고 감탄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