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청년의 생존보고서]
오늘도 이토록 거친 세상에서 저는 살아남았고, 그렇기에 이 글을 씁니다. 첫 번째 생존 보고서네요.
저는 앞으로 브런치북을 통해 청년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소감과 하루하루의 느낌을 허심탄회한 말투로 이어가려 합니다. 지금 제가 청년이기도 하고, 함께 살아남은 이 동료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있으니까요.
오늘은 생존 보고서의 시작으로 청년과 신선함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생선도 아니고 신선함이라뇨. 다소 엉뚱한 단어 같지만, 이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제기입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재치. 세상에 없던 새로운 생각들은 대게 청년의 머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뭐 실상이 정말 그러한지에 대한 논란은 잠시 접어두도록 하죠. 중요한 건 우리 모두가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니까요.
다소 불편한 이야기지만, 제가 겪었고 보아왔던 현실은 많이 아픈 것 이었습니다. 푸른 바다에 뛰어들어 아주 힘차게 파닥파닥 물살을 거스르던 청년들이, 어느 샌가 퀭해진 눈으로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그런 현실을 저는 보고 있으니까요.
푸른 20대의 열정과 꿈을 가지고, 세상에 뛰어드는 청년들을 만납니다. 저보다 앞서 뛰어가는 청년도 있고, 이제 뛰어드는 청년들도 있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세상이란 바다에 뛰어드는 우리의 곁엔, 대부분 결과보단 과정이 남게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건 처음해보기 때문에, 혹은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히기 때문에, 우리가 시도했던 많은 실험들이 모두, 결과에 닫기 전 마무리가 되기 때문이죠. 그리고 우린 치열했던 우리의 지난날에,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던 우리의 지지부진했던 그 과정에 기뻐하고 행복을 나눕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가 치열했던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한다고 해서 말입니다.
청년들이 시도했던 그 실험의 결과들을 다른 이가 가져가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눈치채지 못하게 어느 샌가 우리의 행동들은 누군가의 실험이 되어버렸고, 우린 그렇게 또 자연스레 또 다른 시도와 변화의 실험대상으로 되어갑니다. 그것이 이젠 너희들의 아이디어를 이 곳에서 실현해보라는 수많은 공모와 제안들이 그리 달갑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새로운 생각은 모두가 필요하다 외치지만, 어느 누구도 그 새로움의 시작은 지켜주려 하지 않습니다.
청년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렇게 찾아간 어느 곳에서도 청년의 지금만 중요할 뿐, 이후 미래는 지켜주려 하지 않습니다.
우물도 너무 많이 퍼내면 바닥이 드러나는 법이고, 한번 바닥이 드러난 우물에 다시 물이 차오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신선함이란 것은 언젠가 필시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이곳에서의 신선함은, 청년만이 가질 수 있는 그 신선함은, 너무나 빨리 고갈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주제를 가지고 청년 한 분을 모셔 짧은 인터뷰를 해보겠습니다.
작가-안녕하세요!
J-네 안녕하세요.
작가-자기 소개를 좀 해주시죠.
J-저는 '중립지대 청년 J'라고 합니다.
작가-오늘 작가의 글을 보시고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J-할 말 많 죠 (비장)
작가-(긴장)
J-일단 우린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너무 희박한 거 같아요. 전반적으로 상대방의 생각을 지켜주고, 그만큼 나의 생각이 지켜지는 문화 자체가 부족한 거죠. 유교문화 때문일까요? 이건 연령대가 낮은 계층으로 갈 수 록 더 심각해지는 문제인 것 같아요. 선진국이라고 하는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데 말이죠.
작가-(뭐여...지금 본인이 외국 유학 갔다 왔다고 자랑하는 것이여?.. ...ㅠ)
J-지적재산권에 대한 보호는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아주 중요한 거예요. 새롭고 진보적인 생각들이 지켜지고 다듬어지는 데에는 법적인 보호이든, 문화적인 보호이든,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적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틀이 사회에 먼저 마련되어 있어야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게 기브 엔 테이크 정신인데, 우린 너무 기브만 하고, 테이크가 안돼요. 청년들이 기브한 만큼 테이크를 받아가려 하면, 요즘 애들은 너무 잇속이 밝다라던가, 벌써부터 그러면 안된다라던가.. 아니 벌써부터 그러면 안 된다는 건 대체 뭐가 그러면 안된다는 거죠?
작가- 저 그... 너무 흥분하시지는 마시고.... 일단 오늘 인터뷰는 여기까지만.....
J-아니요 저 더 할 말 있어요! 제가 먀뎌.....
(그렇게 인터뷰는 황급히 종료되었다고 한다)
오늘 써내려 간 글은 브런치북의 주제를 청년으로 정하며, 제가 제일 먼저 하고 싶던 말이었습니다.
굳이 청년에 대한 주제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는 새로운 이슈가 생기면 그 이슈의 끝이 나올 때까지 소비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좋은 밀밭을 발견하면 내년을 위한 씨앗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먹어치우는 메뚜기떼처럼.
한 때 우리가 휩쓸고 지나가, 이젠 아무것도 남지 않은 힐링이란 초원을 기억합니다.
다시는 힐링이란 초원에서 풀이 나진 않을 것 같네요.
그래서 조금 두렵기도 해요.
지금 우리 사회가 향하는 다음 초원은 바로 청년이니까요.
청년의 신선함은 그 스스로의 시간대로 바래 졌으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이들의 손으로 만져지고, 다듬어져 그렇게 바래 지는 것이 아니라 말입니다.
내일 하루도 무사히 살아남아 다시 만나요. 청년 여러분.
*다음 글 예고
다음 글은 '청년과 얼굴에 관하여' 란 이름의 생존 보고서를 작성해보겠습니다.
쓰고 싶은 대로 썼는데 막성 올릴려니 두려운 마음이 들긴 하네요. (꿀꺽)
(나 욕 엄청 먹는 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