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영화 리뷰 - 미녀와 야수
영화 [미녀와 야수]를 보고 왔습니다. 겨울왕국, 모아나와는 달리 "미녀와 야수"는 주요 장면을 다 아는 터라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는데요. 오히려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런가 예전의 아름다웠던 스토리의 추억이 떠올라 쉴 새 없이 울컥하며 눈물을 지었습니다.
영상미도 화려하고, 디즈니답게 음악도 참 좋았어요.
엠마왓슨도 아름다웠고 야수도 멋졌습니다.
여러분들도 꼭 보시길 바라요.
사랑은 외로움의 향해 활짝 문을 여는 것이라고 디즈니는 알려줍니다. 영화에서 감정이 복받쳤던 몇 개의 장면이 있었는데요. 하나는 거울을 통해 벨의 아버지가 곤경에 처한 걸 보고 벨을 보내는 야수의 모습이었어요. 영화 초반부엔 굉장히 거칠고 자기중심적이었던 야수가
벨을 사랑하게 되고 벨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자신이 아파지는 길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 선택엔 지난날의 후회와 변화에 대한 기대도 함께 담겨있어요. 벨을 지금 여기서 보내지 않는다면 난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모두가 혐오하는 짐승의 모습이 아니라 모두가 내게 찾아와 사랑한다 고백했던 그때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잘 알면서도 야수는 벨의 고통에 더 마음 아파합니다.
야수가 벨에게 떠나라며 열어주었던 그 문은 내 사랑의 상실에 대한 각오였고, 그럼에도 끝까지 너를 사랑하겠단 의지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문을 통해 나간 건 벨만이 아니었습니다. 사랑과 함께 꿈꿨던 내 행복의 가능성도 함께 떠났고 그와 동시에 그 문으론 날 끝없이 괴롭힐 외로움의 눈바람도 함께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사랑이 그러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이처럼 '놓을 수 있음'에서 드러납니다.
야수는 벨을 가둡니다. 벨에게 함께 식사를 하자고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지릅니다. 야수는 벨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사랑은 결코 꽉 쥐는 것이 아닐 테니까요. 사랑의 시작은 꽉 쥐었던 손을 놓았을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서로가 서로를 쥐려 하지 않고 용기 내어 놓아갈 때 벨과 야수는 시를 나누고 감정을 속삭이고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모든 사랑이 그러합니다.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의 깊이는 '내가 얼만큼의 외로움을 감당하려는가'에서 나타납니다.
야수는 거울을 통해 벨을 바라봅니다. 그대가 원하지 않더라도 나는 언제든 그대를 볼 수 있습니다. 함께 있지 않은 순간에도 그대와 함께 있을 수 있게 해 준 그 마법의 거울을 야수는 벨에게 쥐어줍니다.
벨이 돌아오지 않을 때 벨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도구였을 마법의 거울을 건네며 야수는 말합니다.
"보고 싶다면 언제든 이 거울을 통해서 날 볼 수 있어요"
벨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장미의 마지막 꽃잎은 떨어질 테고 그럼 영원히 야수가 되어 벨과 함께 이 모든 기억을 잃을 걸 알면서도 야수는 철저한 외로움의 길을 택합니다. 그리고 이 선택에서부터 요정이 걸었던 저주의 끝이자 사랑의 시작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사랑에 대한 영화의 메시지는 야수를 통해서만 전달되지 않습니다.
벨과 벨의 아버지 모리스를 통해서도 표현됩니다.
모리스는 벨에게 전하기 위해 꺾은 장미로 인해 야수의 탑에 갇히게 되고 모리스를 구하기 위해 온 벨은 기꺼이 아버지를 대신해 감옥에 갇힙니다.
그리고 모리스는 흑사병에 걸린 아내를 뒤로 하고 갓 태어난 벨과 노트르담을 떠났었죠. 아이에게만은 흑사병을 옮길 수 없다며 얼른 벨을 데리고 떠나 달라는 아내의 말에, 모리스는 외로운 선택을 감당합니다.
홀로 죽어 갈 아내를 두고도, 아내를 사랑하기에 모리스는 그 외로움과 두려움을 받아들입니다. 사랑하기에 벨에게 이 선택을 말하지 않고 홀로 외로움과 죄책감을 견디며 평생을 풍차를 만들며 사랑의 순간을 기억합니다.
꺼이 택한 외로움, 그 깊은 사랑에 찬사를
기꺼이 택한 외로움, 그 깊은 사랑에 찬사를
이 깊이를 알 수 없을 사랑 앞에 눈물을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기꺼이 택한 그 외로움, 그대의 그 깊은 사랑에 찬사를
"많이 사랑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무절제하게 사랑하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 로버트 엘스버그
[미녀와 야수]를 보며 절제하는 사랑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동시에 세상의 조소와 비난 속에서도 결코 절제당하지 않았던 자아와 그 용기에 또 한 번 눈물을 짓습니다.
내가 존재하는 세계에서 내가 있을 공간을 찾지 못함에도 그럼에도 단호히 NO라고 외쳤던 벨. 끊임없이 타협된 삶과 강한 억압으로 자유가 통제될 때에도 그럼에도 단호히 NO라고 외쳤던 벨.
벨의 절제당하지 않는 용기를 보며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평소 여성의 권리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던 엠마왓슨이라 디즈니에서 만들어갔던 '공주' '미녀'의 역할에 대해 갑자기 왜 받아들이게 되었는지 의아했으나 영화를 볼 수록 엠마왓슨이 연기하는 벨은 다르단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엠마왓슨이 연기하는 벨은 진정 아름다웠습니다.
여성이란 이유로 복잡한 시계의 공학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고, 여성이란 이유로 책을 적게 보고 시를 외우지 못하는 것이 아녔으며, 여성이란 이유로 공손치 못한 대화를 묵묵히 홀로 감내하지 않았습니다.
적극적으로 거부했고, 수정했으며, 리드했습니다.
또한 영화의 중간중간에도 세상에 의해 절제되지 않은 다양한 삶이 있었습니다.
사랑의 반대에 서있는 개스톤과 그 곁에서 또 다른 사랑을 보여줬던 르푸.
왜곡된 남성성의 개스톤과 왜곡되지 않으려 노력하는 르푸를 보며 저는 '브로크백 마운틴'의 모습이 오버랩되었습니다. 디즈니의 철학과 방향이 정말 넓어졌다고 할까요?
함께 춤을 추는 르푸의 모습에서 느꼈던 사랑의 감정을 영화의 말미 무식한 삼총사의 한 인물을 통해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옷장의 공격으로 모두 드레스를 입게 되었던 삼총사 중 한 명은 그제야 행복한 웃음을 짓습니다.
영화의 시작에서 개스톤과 춤을 췄던 르푸는 마지막의 무도회장에서 삼총사 중 한 명과 함께 춤을 춥니다.
세상에 의해 끝까지 절제되지 않았던 이 존재들에 대해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두 번째 눈물은 결국 세상에 의해 절제되지 않은 그 존재들의 용기와 디즈니의 철학에 감동했달까요?
영화 안에서 벨과 야수는 요정이 건네 준 책으로 벨이 처음 태어난 세상, 아버지 모리스가 엄마와 갓난아기인 벨을 그렸던 작지만 행복했던 세계로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그리고 영화의 중간 미녀와 야수에서 흘러나오는 Beauty and the Beast를 들으며 나도 함께 여행을 떠났습니다.
꼬꼬마 시절, 그때의 그 작은 방이 내 세계의 전부였던 시절로 떠나온 여행.
작은 방에서 이제는 사라진 비디오카세트를 꺼내 떨리는 마음으로 보았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나보다도 더 작았던 동생과 함께 이불을 뒤집어쓰고 보았던 어린 날의 내가 자꾸 눈 앞에 보여 수없이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음악이 가진 힘이 바로 이런 거 아닐까요?
얼만큼의 시간이 지났든 찰나의 시간으로 그 순간에 날 보내주니까요.
내가 자꾸만 눈물을 짓게 되는 건
지금의 시선으로 그 날의 내가 보이기 때문일 텝니다.
벨이 노트르담의 그 먼지 쌓인 방으로 돌아가 눈물을 흘렸던 건 홀로 그 긴 세월을 사랑과 외로움으로 견뎠을 모리스의 삶을 알아서 그런 것처럼, 어릴 적 비디오테이프를 꼽고 미녀와 야수의 노래를 듣던 그때 그 방으로 돌아가게 되니 이 긴 세월을 견뎌왔던 나와 동생과 내 어머니의 그 모든 감정들을 알기에 눈물이 지어지는 거겠죠.
그래요.
결국 이 음악은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Tale as old as time
시간 속에 흘러온 아주 오래된 이야기
True as it can be
더할 수 없을 만큼 진실한 이야기
Barely even friends, then somebody hends Unexpectedly
친구라 할 수도 없던 그들 사이, 그러다 누군가 돌연히 마음을 풀었죠
Just a little change Small, to say the least
아주 작은 변화가 일어났어요
Both a little scared Neither one prepared Beauty and the Beast
둘 다 조금은 겁이 났고 누구도 준비하지 않았던 미녀와 야수의 사랑이 시작됩니다
Ever just the same, ever a surprise
언제나 같은 느낌, 언제나 다가오는 놀라 옴
Ever as before, ever just as sure As the sun will arise
예전처럼 여전하면서 언제나 태양이 떠오르는 것처럼 확실한 사랑
Tale as old as time
시간 속에 흘러온 오래된 이야지
Tune as old as song
노래 속에 녹아온 선율 같은 사랑
Bittersweet and strange Finding you can change
쓰면서도 달콤하고 신비로운 사랑 그대가 변할 수 있음을 발견할 수 있고
Learning you were wrong
그대가 과거에 잘못했음을 깨달을 수 있고
Certain as the sun Rising in the east
동쪽 하늘에서 떠오르는 햇살처럼 뚜렷한
Tale as old as time Song as old as rhyme
시간 속에 흘러온 오래된 이야기, 시처럼 오래된 노래
Beauty and the beast
미녀와 야수의 사랑 이야기
더할 수 없을 만큼 진실한 이야기
그대가 과거에 잘못했음을 깨달을 수 있고
그대가 변할 수 있음을 발견할 수 있고
노래 속에 녹아온 선율 같은 사랑
시처럼 오래된 노래
미녀와 야수의 사랑 이야기
장미를 가두었던 유리병을 거둘 때야만 벌이 올 수 있고 나비가 올 수 있고 장미의 향기를 맡을 수 있어요.
그제야 장미는 하나의 꽃이 됩니다.
우리의 사랑은 언제나
외로움을 견디겠다 다짐할 때
그럼에도 두려움을 견디겠다 다짐할 때
절제하며 용기로서 두 손을 놓을 수 있을 때
그제야 비로소 사랑이 시작되는 것 같아요.
사랑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배울 수 있던 영화였습니다.
디즈니의 [미녀와 야수]
우리 모두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바라며
짧은 감정적 서평을 마칩니다.
기꺼이 택한 외로움,
그 깊은 사랑에 찬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