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돌아오다》의 글귀걸이

조원 시집 《슬픈 레미콘》

by 바람꽃 우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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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위안 삼아 전해주는 알약 털어 놓고 조금씩 흔들리며 살았다는 신산한 내력. 정녕 버리는 일조차 귀찮아졌을 때 당신을 떠안았다 혼신의 키스에도 꽃잎은 젖지 않았다》



낯선 문으로 들어간다. 자. 오늘 내가 해내야 하는 것들이 뭐가 있더라. 그래.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걸 찾기로 했었지. 똑똑.


누군가 낯선 문으로 들어온다. 자. 오늘 네가 해야 하는 것을 알려줄게. 나와 달아나자. 저 문이 닫히기 전에 얼른 나와 달아나자.


찾았다.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았어. 그래서 난 나갈 수 없는걸. 이걸 들고서 너까지 안을 순 없단 말야.


잠시면 돼. 잠시면 돼.


순간의 포옹은 날 폭풍으로 이끌다. 두려운 젊음은 우스움이 되다. 난 폭풍 속에서 젖지 않았다. 숨죽여 속삭였다. 달아나자. 이곳에서 달아나자.



조원 시집 《슬픈 레미콘》 중 <벌, 돌아오다>의 글귀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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