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넝쿨》의 글귀걸이

조원 시집 《슬픈 레미콘》

by 바람꽃 우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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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이 바들거려요 그렇다고 허공을 잡을 수 없잖아요. 누치를 끌어올리는 그물처럼 우리도 서로를 엮어보아요. 뼈가 없는 것들은 무엇이든 잡아야 일어선다는데.. 그나마 담벼락이, 그나마 나무가, 그나마 바위가, 그나마 꽃이, 그나마 비빌 언덕이니 얼마나 좋아요》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겠노라고 하늘에 약속한 청년이 있다. 죽어가는 것들에 대한 사랑은 비관과 끝없이 싸우겠다는 고고한 선언.


생의 소멸과 불의의 잠식 앞에서, 외면치 않고 내 어두운 동공에 그 모든 장면을 담아야 한다. 내 사랑의 모습을 놓쳐선 결코 안 될 일이다. 우린 그 기억을 잡고. 서로를 잡고. 희망을 잡고. 죽음을 끌어올려야 한다. 봄은 또 오고 언덕에선 풀이 자란다.




조원 시집 《슬픈 레미콘》 중 <담쟁이넝쿨>의 글귀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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