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와 교수들》의 글귀걸이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by 바람꽃 우동준
IMG_20180613_154631_686.jpg


《'어느 세월에'라는 생각, '해도 안 된다'는 생각이 그 패배주의의 내용이다.》-

.

.

그리스도 신앙을 가진 이가 가장 끝까지 경계해야 할 마음이 패배주의이지 않을까. 어느 세월에 그런 세상을 만들 것이냐는 비아냥과 해도 안 된다는 일이 있으니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애정어린 조언의 패배주의 말이다.-

.

북의 정상과 남의 정상이 만나 산책을 하고, 미 정상이 북 정상의 태도와 비전을 설명한다. 어느 세월에 벌어지겠냐고 했던 일이 일거에 일어났다. 조그마한 틈으로 비치는 빛이라고 그 밝기가 덜할까. 작은 틈이 생기자 기다렸다는 듯 빛이 환히 비춘다.-

.

해도 안 된다는 일이 있다며-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말했던 내가 지금의 빛에 부끄러워 고개를 떨군다. 내가 믿는다고 생각해왔던 것과 내가 진짜 믿고 있던 게 달랐음이 너무 훤히 보여 붉어지는 얼굴을 감출 수 없는 오늘이다.-

.

.

.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홍상수와 교수들>의 글귀걸이


IMG_20180613_154631_685.jpg
매거진의 이전글《아버지의 삶과 자식의 삶》의 글귀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