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덩이의 폭력》의 글귀걸이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by 바람꽃 우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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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전망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모두 바르게 살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해야 할 것인가. 그야말로 도덕을 빙자하여 그 불행한 사람들을 두 번 죽이는 횡포가 아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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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불편한 말이 있다. '신은 인간에게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시련을 준다'. 이 문장만큼 사람을 몰아세우는 문장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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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오래도록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사람들은 모두 엄살을 피우는 사람들이 되는 걸까. 나는 이 문장이야말로 신앙을 빙자하여 시련을 겪는 사람들을 두 번 좌절케하는 횡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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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고통받는 그 사람만이 지금의 내 고통이 감당할만한 고통이다 말할 수 있다. 타인은 그저 타인일 뿐, 애초부터 지금의 네 고통은 네가 감당할 수 있는 거라고- 네 시련은 널 더 크게 쓰실려고 하는 신의 뜻이라고 말할 수 없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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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의미와 가치를 고통받는 이에게 위로인척 건네지말자. 사실 그건 고통의 끝에 있을 무의미함이 너무도 두려워 우리가 내세운 바람이요 소망이다. 너의 고통이 의미있는 것이여야만 내게 닥쳐올 고통도 의미있는 무언가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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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책임을 신의 섭리와 뜻으로 미루지 않은 채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것. 그래 내게 필요로 했던 것과 신앙인으로서 내가 가고자하는 길이 바로 그 길이다. 지금의 고통은 네가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이란 얕은 말을 건네는 것 보다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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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돌덩이의 폭력>의 글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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