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예찬》의 글귀걸이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by 바람꽃 우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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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하면 11월에 눈길을 주었던 시는 드물다. 보들레르의 [가을의 노래]가 아마 여기에 해당할 듯한데, 힘을 잃어버린 햇볕에 대한 아쉬움을 읊고 있을 뿐, 11월에 대한 언급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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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태어났고 매년 12일을 기념한다. 태어난 계절, 들이쉰 첫 계절의 공기가 그 사람의 마침까지 함께 할 그만의 '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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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을의 숨을 쉬고 있다. 내 숨의 계절과 많은 부분이 닮았음을 느낀다. 역동적이지 않고 고요하며 여명과 황혼의 온도가 다르다. 숲속 어딘가에 짙은 안개를 품고 있고, 누군가에겐 붉고 누군가에겐 푸르다. 내가 들이쉬는 숨은 해의 위치에 따라 따스함과 차가움의 양면성이 드러나는 가을의 공기. 여전히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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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태양이 지나고 나의 계절이 돌아오길 기다린다. 냉랭해진 공기에 가벼워진 산책길과 남은 날의 아쉬움과 새로운 시간의 설렘이 공존하는 나의 계절이 돌아오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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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11월 예찬>의 글귀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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