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사람이 있다》의 글귀걸이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의 글귀걸이

by 바람꽃 우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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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귀걸이] "어디에나 사람이 있다. 기계 뒤에도 사람이 있고 기계 속에도 사람이 있다. 내가 버린 쓰레기도 사람이 치워야 하고 내가 만들어내는 소음도 사람의 귀가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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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먼저라는 문구를 프로필에 버젓이 달고서 공공연히 사람보다 피부색이 먼저, 사람보다 종교가 먼저라는 사람이 있다. 사람이 먼저라 말했던 한 정치인에게 그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도 모른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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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먼저라 말하는 사람은 같은 민족이란 모호한 개념, 같은 종교라는 관념적 개념에 해당하는 사람들뿐이다. 그외의 사람들은 먼저이지도 않고, 사람이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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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사람이 있다. 이것은 그가 신을 알라라 부르던, 생물학적 성과 다른 정체성을 갖던, 피부의 색이 짙고 옅음과 관계없이 언제나 부정되지 않을 진실이다. 어디에나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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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세상은 마피아 게임이 아니다. 어딘가에 시민인척 숨어든 마피아를 지목해 '저 사람이 수상하니 이번엔 쟤를 심판하자' 외치는 마피아 게임이 우리의 세상일순 없다. 우리가 가야할 세상은 마피아의 시민성을 끝까지 지키고 마피아가 사람임을 끝까지 잃지 않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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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배제가 만드는 건 상대보다 앞선 폭력일 뿐, 평화일 수 없다. 우리가 당하기 전에 서둘러 쳐내는 것이 과연 옳은가. 마피아 게임의 사람이 줄어들수록 내가 지목당할 확률도 높아진다. 그렇게 사람을 쳐내고 쳐내다 언젠가 사람이란 이유로 우리 또한 지목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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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이 있다. 어디에나 사람이 있다. 제주도에 사람이 있다. 북한에도 사람이 있다. 일본에도 사람이 있다. 감옥에도 사람이 있다. 어디에나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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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중 <어디에나 사람이 있다>의 글귀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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