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 들 수 없어서.
사실 당분간 아무런 글을 안쓰려고 했는데. 맥주 한 캔을 마시니까 견딜 수가 없어서...
이미 너는 그때 말했는데. 그전부터 말했는데. 내가 눈치채질 못해서. 그래서 네가 힘들었구나.
차마 꺼내질 못했어. 사랑했다고. 사랑해란 말도 사랑하는 동안 쉽게 못했는데. 사랑했다는 말은 차마 꺼내지지가 않더라..
끝이 났다는 느낌이 너무 어려워서 그 말을 못했어. 어색하더라도 했어야 했는데. 난 끝까지 사랑한단 말도 못하네...
고마웠고. 미안했어.
요즘 이별해야 할 게 참 많으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는 네 말. 그렇게 상처가 되진 않을 것 같아. 너를 채우기엔 내가 많이 어두웠으니까. 날 만나는 동안 아쉽고 모자랐던 거 알아. 그러니 너무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오히려 넌 네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오랫동안 날 지켜준걸지도 몰라.
내 어둠이 널 삼키는데도 그래도 끝까지 내 옆에 있어줘서. 그래서 네가 지금 힘들어 하는 걸지도 몰라.
감출 수 없는 내 지난 어둠이. 내가 감춘 칼날이. 만만치 않았을거야.
행복을 빌게. 널 좋아한다는 사람도. 오래 알았다던 사람도. 흔들렸다던 네 마음도. 날 미워하지 않는다는 말도. 내가 왜 널 미워하냐는 말도. 미안하다는 네 말도. 왜인지 안도가 섞인듯한 네 마지막 울음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가지 못한 경주. 주지 못한 선물. 제주도에 가고 싶다던 네 말. 언젠가 서현역에 산다는 그 분도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놀이기구가 무서워서 그렇게 가자고 했는데도 난 한 번을 못갔구나. 나란 놈 참 부끄럽네.
너는 모르겠지만 아버님 모신 곳에 같이 간 날. 혼자 남아 작은 포스트잇을 붙이고 왔었어. 잘 만나겠다고. 귀한 따님과 잘 지내겠다고. 하늘에서 지켜봐달라고. 그런데 그러질 못한 것 같아서. 아버님께 좀 죄송하다..
좋은 직장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 나도 그러고 싶었는데. 살아온 길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서. 마음같이 안되어서. 모지랭이라. 너도 주변에 말하기가 많이 어려웠겠다 싶고. 부끄러웠겠다 싶고.
이젠 네비없이 갈 수 있는 길인데. 다 외웠는데. 내 차도 이제 고쳤는데. 더 빨리 고쳤어야 했나. 그래 그랬어야 했나보다.
올해도.
행복해.
아니네.
올해부터 넌 행복할 수 있을거야.
덕분에 나는
몇 년간 행복할 수 있었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