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하세요 할머니

by 바람꽃 우동준
IMG_20181006_021122_123.jpg


끄적이는 글로. 감정도 생각도 정리해왔던 손자라 마지막 새벽에 할머니와 마주 앉아 이렇게 인사를 드려요. 할머니 오늘은 사람이 되게 많이 왔어요. 서울에서도 오고 충청도에서도 오고. 각자의 일을 마치고 서둘러 온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그 사람들 모두가 할머니만을 위해 기도했어요. 할머니도 좋았던거죠? 할머니 표정이 꼭 사람들보며 웃는 것 같아 연도를 드릴 때마다 뿌듯하고 벅찼어요. 당장 내일부터 할머니를 만나러 갈 곳이 없단 사실이 서글프지만 이제 할머니의 집은 하느님 곁이 된거니 기쁘게 그 날을 기다릴게요. 제일 그리운 건 기억이 흐릿해져도 습관적으로 묻던 밥은 먹었냐는 질문일거고, 내가 살던 고향의 흥얼거림일겁니다. 새로 이사한 집에 할머니 모시고 자랑도 하고 싶었는데 주님이 그건 결국 허락해주지 않으시네요. 내일은 할머니가 맘에 들어했던 할머니만의 자리로 갈거에요. 태풍이 올라와 지금도 바람이 거센데 내일은 잠잠하길 바라요. 할머니가 옆에서 잠시만 멈춰달라고 한 마디 해주세요. 늘 마지막 인사가 '또 올게요 할머니'였는데. 오늘은 다른 인사를 건네요. 평안하세요. 할머니.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늘의질문] 2018년 1월 28일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