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꽃 우동준 Sep 29. 2021

[솔이]신경 쓰면서썼어요

오늘의 일기 제목: 재미있는 글쓰기 배우기      



오늘은 재미있는 하루였다. 

학교에 가서 교린, 한나, 수연과 놀았다. 

규린. 한나와는 친하다. 


그런데 한나의 장난을 받아주는 일이란 지친다. 

장난을 너무 자주 친다. 

진짜 기분이 나쁘다. 


그래도 내가 받아준다. 

아니면 한나는 또 어떤 친구와 편먹어서 나를 소외시킬게 분명하다. 뻔하다. 

뭐. 안 봐도 딱 알 수 있다. 내가 저번에 이 장난은 너무 심한 것 같아 안 해 줄 수 있을까 하고 물었는데 한나의 반응은 이랬다. 



이제 장난도 못 치게 해? 


나는 사실 그 반응에 놀랐다. 

한나는 참 겸손한 아이이다. 친구들에게 연구하고. 아이들에게 다정하고. 선생님처럼 한나가 알고 있는 지식을 알려주는 친구다. 나쁜 말을 쓰는 것을 별로 못 보았다. 그런데 그날은 그랬다. 나는 약간 기분이 상했다. 


하지만 한나의 감정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넘기려고 했다. 그런데 한나는 나를 놔두고 다른 친구들과 놀았다. 그래도 넘어갔다. 분명. 내가 오늘. 그랬다면. 다시 나랑 안 놀았을 것이다. 나는 싸우는 것이 두렵다. 아주아주 두렵다. 싸우면 피곤하고 생각할 게 많아지고. 그 순간 할 말을 잃게 되고. 이 말을 하면. 상대방이 속상해하지 않을까 고민되고. 결국 한 마디 못하고. 끝난다. 나는. 차라리 그게 낫다. 차라리 나와 싸움이 시작되어 끝나는 게 차라리 차라리 낫다. 그런데 아이들은 중간에 나를 끼워 넣는다. 그럼 나는 어떨 줄 모르겠다. 머리가 갑자기 띵해진다. 머리가 팽 돌았다. 


나는 결국 그래.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하는 말이 친구에게 상처가 되면 너무 미안하다. 그래서 말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래도 내가 받아주고 나니 더는 잠잠하다. 내 마음 빼고는 안정을 찾아가는 느낌이었다. 내 머리, 마음만 오직 빠르게 행동했다. 하지만 나는 내 머리와 마음을 믿지 않는다. 믿지 못한다. 왜냐하면. 나는 나니까.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어느 게 옳은지 모르니까. 복잡하다. 그렇게 지치고. 힘든 학교 생활이 끝나니 마음이 너무 편안했다. 내가 그토록 기다렸던 글 배우기 수업만 하면 되었다. 아 빨리 가고 싶다. 마음속으로 외쳤다. 빨리 가고 싶다고. 학교에서 바로 출발해서 피곤했지만. 학교에서 겪는 고통보다 훨씬 나았다.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나는 택시에서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 내 마음만 사실 움직일 힘도 없었다. 힘들었으니까. 피곤했으니까. 핸드폰으로 음악을 틀고 들었다. 사실 내가 움직이지 않았다. 내 마음만 움직였다.


사실 나는 그것을 누구에게도 표현하지 않는다. 오직 나 혼자만 안다. 그래도 잔잔한 음악을 들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아주 세게 가던 그네가 세게 움직이던 그네가 천천히 멈추는 느낌이랄까? 택시에서 내려 나는 건물로 들어갔다. 열체크를 했다. 기계가 내가 들어가자마자 계속 중얼거렸다. 내용은 제대로 못 들었다. 아마 체온계일 것이다. 그런데 그 체온계는 내 키에 맞지 않는다. 결국 비접촉식 체온계로 쟀다.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데에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내가 쓴 글이 이상하면 어떻게 하지? 내가 mbti에서 어떤 성격이 나올까? 뭔가 잘못되면 어떡하지? 내 머리를 진정시킬 방법은 오직 내가 하는 일이다. 누구도 도와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나는 그래서. 누구에게도 표현하지 않는다. 엘리베이터는 1층에 도착했다. 나는 천천히 걸어갔다. 엘리베이터는 2층으로 올라갔다. 사무실에 들렸다. 어떤 여자 선생님께서 나왔다. 나는 어떤 실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칠판도 있고 책상이 디귿자로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칠판이 있다는 것은 들었고 디귿자로 되어있는 책상이 있다는 것은 내가 단번에 알았다. 의자에 앉으니 편안했다. 나는 바나나 우유를 마시며 느긋하게 기다렸다.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완전히 놓이지 않았다. 이제라도 정신없는 느낌은 끝났다. 하지만 걱정되었다. 잘할 수 있을까? 같은 걱정 말이다. 


4시. 

우동준 선생님이 4시에 거의 맞추어 오셨다. 우리는 서로 숙제를 읽어주었다. 선생님은 나에 대해 글을 잘 써주었다. 나는 뭐. 어쨌든. 그다음엔 mbti를 했다. 나는 용감한 수호자가 나왔다. 내 성격을 제대로 나온 것 맞나? 하하. 놀라웠다. 사실. 크크. 하하하. 어쨌든 아니다. 


사실 믿기지 않았다. 용감한 수호자? 이름은 좋은데 내가 정말 그럴까? 정말일까? 나는 용감한 수호자라는 이름이 너무나 좋았다. 하지만 내가 정말 그런 성격인지는 좀. 두고 봐야 하지 않나?. 하하하. 하지만 신기했다. 내 성격이 용감한 수호자라면 좋겠다. 오늘은 그렇게 mbti를 하고 수업을 마쳤다. 


나는 시간이 별로 안 된 것 같았는데 손목에 있는 애플 워치를 보니 벌써 한 시간이 넘은 한 시간 2분이었다. 나는 놀랐다. 시간은 참 빠르다.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30분 정도 운동을 했다. 아주아주 힘들었다. 그렇지만. 너무 좋았다. 나는 택시가 안 잡혀서 고생했다. 택시를 6시쯤 탔다. 사실 30분 운동하고 택시를 기다리느라고. 그렇게. 늦게 탔다. 나는 집에 6시 30분 딱 맞춰서 들어왔다. 오늘 하루 너무 알차고 힘들고 재밌었다. 그렇다. 힘들고 재미있었다.


2021년 9월 8일 수요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동준] 선생님은 infJ야. 솔이는 MBTI가 뭐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