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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꽃 우동준 Mar 18. 2016

돼지국밥 9+ (with.백귀신)

#바람꽃 #아버지 #당신과내가따뜻했던순간

*15년을 달리 살아온 내 아버지를 인터뷰합니다.

 그리고 그 날까지, 60명의 아버지를 인터뷰합니다.


[아홉 번째 대화] 


-9번째 아버지- 

청년시절의 별명은 '백귀신' 

자녀는 1녀. 딸은 이제 미운 일곱 살. 




I:별명이 무엇인가요?

H:돌기둥. 옛날에 헤딩이나 박치기를 잘해가꼬. 

백귀신은. 갑자기 나타난다고.   

   





I:청년시절엔 어떠셨어요? 아버지가 되기 전에.      

H:방탕하게 놀았지. 세상 부러울 것 없이 놀았지. 

I:(웃음) 뭐하고 노셨어요?      

H:주로 음주가무. 노래하고, 술 마시고 놀고.

I:그때도 꿈같은 게 있으셨어요?

H:꿈은 별짜달시레 없었어. 

그냥 즐겁게 놀았지. 


링가링가링가 링가링가링 



I:아버지가 되는 게 두렵진 않으셨어요?

H:아버지가 된다는 걸 생각을 안 하고 있다가.. 갑자기 아버지가 됐기 때문에 (웃음) 

생각을 별 안 하고 있었다! 근데 갑자기 이래 돼가지고, 두렵고 자시고 할 시간도 뭐 딱히 없었지. 


I:그럼 내가 아버지가 될 것이다라는 생각도.. 

H:안 하고 있었지! (웃음) 그러니까 애가 있기 전에는, 결혼을 해도 좀 늦게 하고 애도 안 놓을라 했었거든. 

그랬는데 갑자기 아가 생겨뿌니까네. 뭐 그렇게 됐던 거지.      


I:그때 그.. 조금 놀라셨을 거 같아요. 

H:그렇지. 갑자기 애기가 생겼으니.     

I:무서우셨어요?

H:무서울 건 없지. 그때가 나이가 이제 서른 중반 넘어갈 때였으니까. 

어쩔 수 없다 했지. 인자 얘는 내 새끼다 했지 뭐.      


   

I:한 딸의 아버지인 당신에게 행복은 무엇인가요?

H:지금 내한테? 행복 이라면은 뭐.. 애 하고 우리 어머니, 모시고 같이 살고 있는 게 행복이지. 

I:음주가무는..? (웃음) 

H:그거는 이제 잘 안 하지 애 때문에. (웃음) 애 때문에 인자 옛날 같이는 많이 못 해. 내가 봐야 되니까. 

애 엄마가 없잖아 지금. 인자 내가 애를 봐야 하니까 음주가무 안 한지는 오래됐지. 

    

I:그럼 지금 행복하신 거 겠네요?

H:뭐 딱히 안 행복할 것도 없고. (웃음) 





I:현실적으로 당신이 지금 얼마를 벌면 만족할 거 같으신가요?

H:만족할라면.. 끝이 있겠나.. 벌면 또 그만큼 버는 대로 써질 것 같고. 

적당한 거는 한 이삼백 아니겠나 싶은데? 아직까지는 애 밑으로 돈 많이 들어갈 건 없고 하니까. 

나중에 애 크면은 좀 달라지겠지.           





I:당신이 생각하는 나의 큰 단점 3가지는 무엇인가요?

H:술. 담배. (고민 없이) 

I:크크크크킄ㅋ 

H:그리고 음.. 거절을 잘 못하는 거? 전화 와서 이거 좀 도와줄래요 하면 가서 도와주고.      

I:그럼 돈도 빌려달라고 하면 빌려주시나요?

H:야! 세상에 누가 내한테 돈 달라고 하겠노 

I:크크크킄ㅋ

     


-


I:당신은 무엇을 할 때 가장 기쁜가요? 당신만의 취미가 있나요?      

H:노래부를 때. 

I:노래방을 좋아하세요? 

H:난 노래방 싫어해. 왜 돈 주고 노래방 가노. 연습하러 가면 되지. 

I:아 따로 공간이 있으신 거예요?

H:나 밴드 하잖아. 보컬이니까 연습해야지.


 그의 머리가 찰랑이는 장발이였던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I:좋은 아버지란 무엇일까요?


H:그거는 아직 내가 아버지가 된지가 얼마 안돼서 잘 모르겠는데... 

텔레비전 보면 좋은 아빠는 애들 말도 잘 들어주고 해야 되는 거 같은데. 



그게 쉽나 어디. 

애 키우다 보면 화낸다. 안 낼 수가 있나. 성질날 때도 있고. 답답할 때도 있고 그런 거지. 


           

    

I:당신이 꿈꾸던 가족의 모습이 있었나요?

H:내가 꿈꾸던 가족의 모습 이라면은 엄마 아버지 모시고, 부부가 같이 있고, 자식 하고도 같이 행복하게 지내는 게 꿈이었는데. 내는 그래 몬했고.. 아버지도 내가 어렸을 적에 돌아가셨고.. 


그러니까 모두가 있는 가정에서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었지. 

근데 내가 뭐 이혼을 했으니까. (웃음) 

뭐 나중에 재혼을 하게 될진 모르겠지만.. 난 그런 가정을 꿈꿨었어.      

     


I:당신의 아버지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H:우리 아버지는 선비였어. 

I:선비요?

H:응. 진짜 선비. 

I:락스타인 아들 하곤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웃음)

H:(웃음)우리 아버지는 상투 틀고 진짜 선비였어. 아버지는 양복 이런 거 전혀 안 입으셨거든. 



하얀 한복 입고. 상투 탁 틀고. 집에서 시나 책 읽으시고. 

언제나 자상하셨어. 혼내는 건 우리 어머니가 혼내셨지. 유학자였어 우리 아버지는. 

I:성장과정에서 외롭진 않으셨어요? 

H:없었어. 어렸을 때도 바빴어 난. 놀아야 되니까. 


(웃음) 


I:뭐하고 노셨을지 궁금합니다.

H:온통 운동이었지. 축구하고 뛰어노는 거.

I:아 그럼 방황이 아녔네요?

H:아- 난 방황은 아니고 난 방탕.     

I:크크크킄 아 방탕은 방황하고는 다른 건가요?

H:다르지 (미소) 방황은 방향을 모르는 거고. 난 확실하게 방향을 알고 놀았으니까. (음흉) 

어른들이 하는걸 조금 일찍 했달까. (음흉)     




           


I:나중에라도 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H:지금은 어리니까는 안 아프고 잘 컸으면 좋겠고. 크면은.. 지가 알아서 지가 잘 살면 되겠지.

딴길로만 안 빠지고 정직하게.

  

 

I:아버지이길 포기하고 싶던 순간도 있었나요?

H:잠시는 있었지... 

I:언제인가요?

H:애엄마가 떠날 때. 애엄마는 없는데 나는 다른 일을 해보고 싶고, 애기 때문에 몬하고 그럴 때. 

그땐.. 참... 애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싶더라고..

그런데 그 생각 한번 하고 말았어. 그래 봤자 바뀔 것도 아이고. 

I:그래도 끝까지 책임을 지신 거네요?

H:해야지. 내 새낀데.

I:몇 살이었나요? 

H:그때가 딸이.. 네 살이었지.           





I:그러면 아버지로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있으신가요?   

H:열심히 살자. 언제나 열심히 살자.     

I:버겁고 힘들진 않으신가요?

H:한 번씩 힘들 때도 있지. 안 힘들 수가 있나. 그래도 우얄끼고 살아야지. 힘들다고 포기할 거가. 살아야지.      



     



I:이것만큼은 자식이 꼭 기억해줬으면 하는 게 있으신가요? 

H:지가 커서 알런가 모르겠지만. 내가 딸을 언제나 이뻐라 하고. 사랑하고. 

그거는 지가 커서도 기억해주면 고맙고. 잊어도 뭐 어쩔 수 없는 거고. 


애한테 뭘 바라겠노. 우리 어머니도 자식한테 바라는 건 없더라고. 지 인생 지가 살건대... 

내도 내 인생 내가 살았으니까. 




내가 너를 사랑하고 있고. 사랑한다. 언제나까지 사랑했다. 



이걸 기억해주면 고마운 거고. 안 해주면 어쩔 수 없고.      



I:그건 너무 슬픈 거 같아요.      

H:그건 어쩔 수 없어. 어떤 부모도 마찬가질 걸? 어쩔 수 없는 거지 뭐. 속상해도 술 한잔 묵고 삭히야지. 

I:에이..

H:그거는 마음속으로 삭히야 되는 거지. 자식들한테 서운하다 표 내 봤자 돌아오는 소리 좋은 말 없을 거 같아. 

알고 있다 그러면 우얄끼고. 

I:맞네요.

H:알고 있다고 자식이 소리치면, 그러면.. 


왠지 난 그게 더 맘 아플 거 같아. 






           

또 다른 아들딸에게 전하는 아버지의 메세지



I:빨리 딸이 커서 같이 술 한잔 하고 싶으신가요?

H:그럼! 아주 좋을 거 같아.      

I: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세요?

H:뭐 그냥- 요즘 니 어떤노. 학교 생활은 재밌나. 친구들이랑은 잘 지내나. 

스트레스는 많이 안 받나. 세상 살기 힘들제. 

    

딴 이야기 할게 뭐 있나. 그냥 그런 이야기 하는 거지.      





I:기다리고 계신가요?

H:기다리지!  그때는 딸이 좋다고 할지, 싫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그때를 기다려봐야지...(웃음)                     



세상은 만만치 않다. 그러나 살아볼만 하다. 열심히 살아라. 







사진출처 : 류승범님 (http://photohistory.tistory.com/10400)

사진출처 : 학원비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30315000027)

사진출처 : 아이언메이든 (opiq.egloos.com/m/164338)

사진출처 : 슈퍼맨이돌아왔다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Xy9y&articleno=3038)

사진출처 : 선비(아 이건 원출처를 찾아봐도 아무리 안나와서 패스) 

사진출처 : 멋진오중이형 (http://ainenoz.tistory.com/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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