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저녁
1일차 저녁이다.
지금은 팽목항 옆 민박집.
팽목을 처음 찾은 건 14년 10월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수많은 취재차량과 봉사자들의 차량으로 발디딜곳 없던 이곳이 오늘은 참으로 한산하고 고요했다.
팽목을 두번째로 찾은 건 15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때였다. 그땐 광주대교구의 주관으로 팽목항에서 1주기 추모미사가 크게 진행되었다. 수많은 사제들과 신자들의 마음이 한데 모이는 가슴뭉클한 순간으로 가슴에 남아있다.
16년 7월 7일.
오늘의 팽목은 참으로 한산했다.
차량은 진도를 매립하는 덤프트럭만 다녔고, 민박은 나만이 유일한 손님이었다.
노란 리본이 달린 빨간 등대앞에 홀로 앉아있으니, 가족의 외로움이 이런 것일까 싶었다.
겨우 두번의 팽목을 왔던 내가.
사람의 가득한 발길을 겨우 두번 밖에 보지 못한 내가 이렇게 허함을 느낄 정도면.
유가족분들이 느낄 마음은 어떨까 짐작도 가지 않는다.
고요한 팽목에서 한 아저씨를 만나게 되었다.
머리를 길게 기르고 수염을 깎지않은. 도사풍의 아저씨였다. 아저씨와 둘이 한참을 고요히 앉아있다 조용히 한마디씩 나누기 시작했다.
조카는 어디서 왔어.
아저씨는 어디서 오셨어요.
아이고 부산에서 왔어?
아 순천에서 오신거세요?
그렇게 둘이 등대앞에 앉아 해질녁 하늘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제 저는 숙소를 잡아야 될 것 같아요란 말에
아저씨는 우리 조카 밥사줘야지 하면서
저녁밥을 사주셨다.
1일차 저녁이
이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