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아침
전날 연화삼촌과 같은 텐트를 쓰게 된 전, 삼촌의 술친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어느덧 잠들었다 눈을 뜨니. 새벽 5시.
온 섬과 바다에 온통 해무가 끼었습니다.
이 텐트가 없을땐 어찌 지내셨을까 싶던 아침.
심심하기도 하고. 다시 잠들기도 애매해 산책을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마을에서도 해무 때문에 많이 둘러보질 못했습니다.
그렇게 동거차도의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닌 나.
귀여운 강아지들과 만나 한참을 뒤엉켜 놀다 다시 가족분들이 계신 텐트로 올라갔습니다.
아침으로 다함께 누룽지를 끓여먹고. 다시 이어지는 고요한 시간.
학생은 참 말이 없네?
아 그런가요?
오른손에 묵주를 쥐고 인양현장을 바라보며 조용히 기도를 하고 있던 저였는데.
어쩌면 이곳에 계신 아버지들에게 필요했던 건. 활기와 재미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기타라도 가지고 올 걸 그랬나..)
그렇게 12시가 되고 배를 타기 위해 다시 항구로 내려오는 절. 데려다주신 연화삼촌.
삼촌은 제게 가져가라며.
작은 목걸이를 주셨습니다.
제가 와서 힘이 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유. 멀리서 온 것만으로도 참 고맙제.
또 오겠습니다란 말을 드리고 싶은데.. 제가 또 오는 것보다도 얼른 내려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게 말이여. 언제까지 있게 될런지. 이래 잊지않아주고 하면 우리도 힘내고 할텡께 어쨌든 조심히 갸.
가보겠습니다.
늘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