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저녁
어제 저녁 글을 올렸어야 했는데 데이터가 부족해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4일차 아침을 맞는 전. 지금 서울에 와있습니다.
3호선 와이파이에 기대 브런치를 쓰고있네요.
어제 마무리못한 이야기부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동거차도에서 배를 타고 나오는 길.
항구를 빠져나가자 다시 바지선이 보였습니다.
해무가 심해 또렷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마음의 저릿함은. 처음과 같이 또렷하네요.
조용히 앉아 304명의 희생자와 동거차도의 산 속에 계신 아버지분들. 각자의 자리에서 아직 싸우고 계신 많은 분들을 기억하며 조용히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배는 조도군도의 이곳 저곳을 들려 4시간만에 다시 팽목항으로 들어왔습니다.
팽목항을 떠날때의 느낌과.
팽목으로 돌아올때의 느낌은. 조금 다르더군요.
언제나 떠날 곳이었던 빨간 등대와. 노란 리본이. 배를 타고 돌아올 곳이 되니.
내게도 이젠 팽목이.
돌아올 곳이 되었다 싶어.
파도처럼 마음이 조금. 일렁였습니다.
팽목에 와보니 사람이 많았습니다.
목요일과 다르게 역시 토요일이 되니 많은 분이 찾으신 것 같았습니다.
원래는 팽목 컨테이너 숙소에 계신 미수습자 가족분들에게도 인사를 드릴 계획이었는데.
혹시나 피곤하실까. 혹시나 힘드시진 않을까 싶어.
망설이기만 하다 결국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미수습자 9분을 위해 마지막 기도를 바치고. 진도로 나갈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동거차도 숲속을 헤매며 밑창이 다 찢어진 신발을 발견하곤 쿨하게 쓰레기통으로 직행.
버스가 언제 오는가 싶어.
관리아저씨에게 여쭤보았는데. 30분이면 온다고 하네요.
30분동안 아버지와 게를 잡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고, 고친 배를 다시 바다에 띄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답니다.
30분이면 된다고 했으나 시간은 벌써 50분을 지나가고 있었고. 더위에 지칠때쯤 모습을 드러내는 초록색 버스.
버스에 타니 시원하게 불어오는 에어컨 바람에 하~ 하고 숨을 고르고 가방을 풀며 요금을 물어보니.
"다음 배 오면 출발하요. 그때 주소."
네..?
다음 배요..?
그렇게 버스 기다린지 50분.
다음 배를 기다린지 20분. 총 1시간 10분만에 드디어 팽목을 떠나 다시 진도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진도로 향하는 버스안에서 기사아저씨는 세월호에 관련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나눠주셨고. 팽목항 근처에 만들어질 추모공원에 대해서도 말해주셨습니다.
추모공원에 나무를 심었는데. 나무는 모두 은행나무이고. 이유는 은행나무가 가장 오래 살고. 또 가을이 되면 잎을 노랗게 물들이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다음엔 어디로 향하냐는 질문에. 광화문으로 가려는데 우선 목포에 들려서 하루 쉬고 가야될 것 같습니다라고 했더니.
아저씨께선 꼭 목포의 갓바위를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목포에 내려 찾은 하당성당.
토요일이었지만. 왠지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싶어 한참을 걸었습니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을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런거 보면 하느님은 없나벼'
동거차도에서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가슴에 남아 계속 아렸습니다.
보고 계신가요.
정말 모르는 것 없이 다 알고 계신건가요.
왜 우린 아직까지 기다려야 하는건가요.
그렇게 미사를 마치고
난 아저씨가 보라고 한 갓바위를 찾아나섰습니다.
그리고 갓바위를 돌아 나오니 볼 수 있었던 바다분수.
시간이 안맞을 것 같아. 바다분수를 포기하고 갓바위로 갔는데. 길이 또 연결되어 있을줄이야.
(신기하게도 구름다리로 이렇게 길이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목포에선
찜찔방에서. 조금. 찌뿌둥하게.
잠을 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