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유럽자동차여행] Day 80

빛의 채석장

2019년 7월 5일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친구들을 통해 알게된 여행지에 방문하는 것이다. 아비뇽에 머물며 방문한 빛의 채석장도 그런 곳이었다.


아시아여행을 마치고 잠시 한국에 들어갔을 때 우리는 세계여행을 떠나기 전 만났던 세계여행 선배부부를 다시 만났다. 그것도 무려 집으로 초대 받아서. 공통의 관심사가 뚜렷했던 터라 우리의 이야기는 지칠 줄 모르고 계속되었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다음 여행지인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여행으로 흘렀고, 선배부부님은 남프랑스에 가게 되거든 '빛의 채석장'을 꼭 가보라고 추천해주셨다. 어떤 곳인지 그때는 잘 알지도 못한 채 우선 구글지도에 '가고 싶은 장소'로 저장을 해두었었다.


베흐동 협곡에서 우리의 마지막 캠핑을 마친 우리는 아비뇽으로 향했다.


KakaoTalk_20200606_100529674.jpg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베흐동협곡


아비뇽에선 매년 7월 한달간 큰 연극축제가 벌어진다. 도시는 늘 연극 포스터와 연기자들 그리고 마케팅부스로 축제분위기로 가득찬다. 아비뇽 도심에 들러 7대의 교황들이 로마 바티칸에서 이곳으로 피신한 후 지냈던 교황청 건물을 여행했지만 이미 바티칸에서 압도적인 교황청을 본 뒤라 큰 감흥은 없었다. 사실 그럴 줄 알고 우리는 입장료는 내야하는 내부는 들어가지도 않았다. 프랑스어를 할 줄 알았다면 연극을 한 편 봤을수도 있겠지만 까막눈인 우리에게 연극 역시 매력적인 옵션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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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 거리를 걷다보면 연극 홍보 전단지를 하나씩 받아 볼 수 있다. 그나마 프랑스어를 못하게 생긴 우리에겐 많이 주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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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에서 이곳 아비뇽으로 임시 거처를 옮긴 교황. 이곳에서 무려 7명의 교황이 지냈었다고.
KakaoTalk_20190715_232647071_24.jpg 7월의 남프랑스는 어딜 가더라도 꽃이 만개해있어 아내의 발걸음을 자주 멈추게 한다.
KakaoTalk_20190715_232647071_27.jpg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알려준 시내 밖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아비뇽 시내로 들어섰다.


아비뇽 근처에는 아를과 님, 엑상프로방스 등 남프랑스의 아름다운 마을들이 많았다. 어디를 여행하면 좋을까 구글 지도를 보던 차에 근처에 '가고 싶은 장소'로 저장되어 있는 곳이 눈에 띄었다. '빛의 채석장'이었다. 아내는 유럽여행을 떠나기 전 선배부부에게 이곳을 추천받은 후 이곳에 와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빛의 채석장'으로 향했다.


'빛의 채석장'은 바위산을 깊게 파서 만든 동굴 벽면에 수십대의 빔프로젝트로 영상을 쏘아 예술작품을 상영하는 한국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관이었다. 우리가 방문한 기간에는 '반 고흐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반 고흐'의 그림을 현대기술을 이용하여 시각적 효과를 가미하고 거기에 그림에 어울리는 음악을 얹어 동굴의 벽면에 무한하게 표현되는 영상은 감동 그 자체였다. 암흑같은 동굴 내부를 가득 메우던 멋진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반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이 동굴 벽면을 타고 넘실대는 장면은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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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속에서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를 만나다. 프랑스 <빛의 채석장> 반 고흐 전
KakaoTalk_20190715_235323901_03.jpg 동굴을 깎은 것도 신기하지만, 더 신기한 건 그림 속 소재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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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뇽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아를에 가면 반 고흐의 '밤의 테라스'를 실제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KakaoTalk_20190715_232647071_04.jpg 동굴 속 냉기를 잠시 피하고 허기를 채울겸 내부의 카페로 이동해서 점심식사를 했다.
KakaoTalk_20190715_232647071_07.jpg 해바라기 그림, 밤의 테라스 모두 멋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이 그림과 호롱불이 움직이며 집안 안의 사람들을 비추는 장면이 가장 좋았다.
KakaoTalk_20190715_232647071_08.jpg 빛의 채석장은 '레보드프로방스' 마을 옆에 있다. 여행 팁은 마을의 주차장은 한 시간에 5유로인데 빛의채석장은 공짜라, 이곳에 주차하면 된다.


책과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이렇게 친구들을 통해 소개받는 여행지는 좀 더 특별하게 기억된다. 시간이 지나 추천해 준 여행지를 방문했을 때 이곳을 추천해준 친구의 마음과 친구가 받았을 감동을 우리가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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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보드프로방스를 걸으며 이곳이 이탈리아의 마테라(Matera)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동차 여행 루트.jpg <90일 유럽자동차여행> 마흔네번째 도시. 프랑스 아비뇽(Avig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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