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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일주14_야쿠시마~가고시마~다카치호쿄

2015.8.14

by 조운

여행기간 : 2015.8.9~8.17
작성일 : 2017.2.10
동행 : 식구들과
여행컨셉 : 렌터카+민박+캠핑




수영 한 번만 더 하고 가자~


물론 아빠가 하고 싶었던 말인데, 애들이 조르는 통에 모양새가 좀 나았다. 못 이기는 척하고...
사실 마눌님을 비롯해서 자고 일어나서 우리가 오늘 어딜 가게 될런지, 내일은 어디서 자세 될 건지 아는 이는 없다. 보통은 나 혼자 알고 있는 편인데, 오늘은 아도 모르다.^^

아침에 좀 느즈막하게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텐트를 걷어내고 바다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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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영하던 곳이다. 어제보다 해수면이 더 낮아져 있고 파도는 거의 없었다. 어제는 발이 닿지 않던 곳이었는데 오늘은 어린이 풀장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말고도 꼬맹이를 데리고 두 가족이 더 놀고 있었다. 마침 이날은 비도 왔다.

더운 여름날 비 올때 수영해 봤나?

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 말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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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형아는 저 멀리 바위 근처에서 수영하고 있고, 뒤늦게 세팅 마치고 출전하는 막내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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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오늘도 패스... 철 안든 남자 셋만 신났지 뭐^^

이날 비가 와서 에메랄드 빛 바다를 완전하게 눈에 담을 순 없었지만, 더 신나게 놀 수 있었다.
이것이 야쿠시마에서 우리가 했던 마지막 일정이었다.



야쿠시마야 잘 있어~


어제 미리 예약해 둔 배 시간이 다가오자 우리는 허둥지둥 챙겨서 섬의 완전히 정반대 (우리가 있던 곳이 섬에서 8시 방향이었다면 미야노우라 항구는 2시 방향이다)까지 단숨에 달려야 했다.

그래도 섬에서 렌트를 한 게 아니라서 부두에서 티케팅하고 바로 배에 차를 싣기만 하면 되어서 늦지는 않았다.

날씨가 화창해지진 않았지만, 비는 그쳤다. 그러고보니 예전에도 떠나는 날 날씨가 꼭 이랬는데, 구름과 안개에 가려진 미야노우라 산의 자태와 멀어지는 야쿠시마의 흐릿한 실루엣이 기시감을 자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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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남짓 여행을 마치고 페리는 우리를 다시 가고시마에 떨궜다.

참고로 페리 운임에 대한 사이트 링크해 둔다.





페리 야쿠시마 2 "시간표 · 운임"


http://ferryyakusima2.com/index.html


다른 것들은 현장에서 해결해도 배편 등은 빈틈없어야한다는 일념으로 구글 번역까지 돌려서 미리 학습(?)했던 내용을 올려둔다.



■ 여객 航送 운임
보통 운임 / 성수기 요금 / 편도 판매 / ※ (왕복 할인 적용 없음)
성수기 G.W 4 월 27 일 ~ 5 월 7 일
추석 8 월 10 일 ~ 8 월 16 일
연말 연시 12 월 28 일 ~ 1 월 6 일
※ 성수기 기간 동안 자전거 · 자전거는 완전 예약제입니다.

신체 장애 성인 2,400
신체 장애 어린이 1,200
※ 도민 성인
※ 도민 난쟁이
※ 도민 학생 할인
※ 도민 할인은 야쿠시마에서 만
※ 왕복 할인 (여객 및 차량) 승선권 발권 후 30 일 이내에 왕복 할 경우에만 유효합니다.
※ 귀로 (여객) 승선권의 환불은 발권 후 30 일 이내에 승선권 지참 고객에 한합니다.
 그러나 수수료 200 원을 지불하셔야하겠습니다.
※ 학생 할인은 학교장 등이 발행하는 운임 할인 증 또는 학생증을 제출해야합니다.
※ 미취학 아동은 성인 한 명당 1 명 무료입니다.
※ 어린이 (6 세 이상 초등학교에 수학하고있는 소아)
※ 유아 (1 세 이상으로 초등학교 수학 않은 소아) 성인 1 인당 1 명 무료입니다.
2 명 이상은 1 인당 1 명의 어린이 1 명분을받습니다. 주차 요금은 이쪽

■ 단체 할인 (12 명 이상에 적용)
(아래 링크 참조)

http://ferryyakusima2.com/parking.html


"도민 난쟁이"라... 소인=난쟁이?
당시 구글의 번역 실력은... ^^




가고시마 워터프런트 파크


야쿠시마에 있는 동안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았었다. 야쿠시마 다음엔 어딜 가면 좋겠냐고?
누구는 미야자키현에 꼭 들러보라고 했다. 히다카상도 미야자키현의 우도신사를 꼭 가보라고 했다. 미야자키라... 사가의 유카상도 미야자키를 가리켜 참 아름다운 곳이라 칭했고, 대마도에서 돈짱을 주었던 미야자키 출신 요코야마 상도 고향을 가리켜 그렇게 회상했다.
미야자키라... 땡기긴 한데 당장 가고시마에서 밥을 먹고 나면 어디로든 가야하는데 아무 정보도 없다.
누구는 다카치호쿄(다카치호 계곡)로 가 보란다. 안가면 후회한다나...
아소산도 땡겼는데 왔던 길을 다시 가자니 그것도 좀 그렇고, 혹시나 담에 큐슈를 또 올 일이 생기면 아소산은 어떻게든 와 볼 수도 있을 것 같고... 평생 다시는 오지 못할 곳에 가야지 생각하니 더 고르기 힘들었다.
인터넷도 안 되고...

하, 지, 만.

이렇게 대책없다는 것도 나 혼자만 알고 있다는 거~

우선 좀 번화하고 식사를 할 만한 곳을 물어서 워터프런트파크라는 곳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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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과 달리 제법 이쁘게 잘 꾸며놓은 쇼핑타운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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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수로 위에 지어진 것처럼 꾸며 놓고 데크에선 공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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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오늘 어디로 갈 지도 안 정했는데... 눈앞에 보이는 거라도 즐기자는 심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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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는 가고시마에서 가장 번화한 덴몬칸으로 갔다. 아마 저녁밥은 거기서 먹었던 것 같다. 대도시에 나오니 데이터 로밍이 작동을 한다. 급하게 검색을 했다.
그냥 우도신사를 가면 그렇게 멀지도 않아서 괜찮을 것 같기도 한데, 신사가 아무리 멋져도 신사 하나 보자고 그리로 가서 하루를 보내는 건 좀 내키지 않았다.
저녁을 먹는 동안 그냥 결정 했다.


우린 다카치호쿄로 간다.


거긴 또 어디? 반응이 시큰둥하다.
큐슈의 거의 중앙부까지 오늘밤에 올라가야 한다는 걸 모르니 뭐...
우선 안심부터 시켜놓고 오늘은 호텔에서 잘 수도 있고, 다시 캠핑을 하루 더 할 수도 있다는 것만 알면 된다고 눈높이로 설명해 주었다.
"연속으로 캠핑은 좀 그렇지 않나? 왠만하면 호텔 가는 걸로 하자"
라는 마눌님에게 실은 우리가 가려고 하는 곳은 나도 여기와서 처음 들어 본 곳이라는 말은... 못했다.


%EC%8A%A4%ED%81%AC%EB%A6%B0%EC%83%B7_2017-02-10_14.16.42.png?type=w773 오늘 하루 우리의 동선


네비게이션은 가고시마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에비노로 해서 구마모토로 가는 길을 선택해 준다. 내가 봐도 그게 가장 빠른 길 같아 보인다. 하지만 나 과감하게 시계 반대 방향으로 둘러가는 길을 택했다. 이 길도 고속도로를 타야하는 건 맞지만, 한 번 지나갔던 길을 되돌아 가는 건 좀...
(이때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에 가장 긴 현수교라 불리는 '유메오오츠리하시'의 존재를 알았더라면 분명 구마모토로 해서 아소산쪽으로 갔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현수교 다리가 아무리 명물이래도 다카치호쿄에서의 추억을 대신해 줄 순 없을 듯 해서...)

지금 생각하니 아주 그냥 고생을 사서 했다.
나의 이 모든 결정의 끝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내일이 없는 인생인 듯... 가족들을 볼모로 밤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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