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영남알프스]1.배내고개~신불재

2016.1.9

by 조운

여행기간 : 2016.1.9~1.10
작성일 : 2017.4.3
동행 : 영상팀 후배들과
여행컨셉 : 비박 캠핑







가지산, 운문산, 능동산, 재약산, 천황산, 고헌산, 백운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우리나라의 하고 많은 산들 중에서 큰 대(大)로 벌어진 준봉들의 능선을 "알프스"라 칭한다. 그리고 올라 본 사람들만 그 이유를 안다.


%EC%8A%A4%ED%81%AC%EB%A6%B0%EC%83%B7_2015-04-29_%EC%98%A4%ED%9B%84_5.46.21.png?type=w773

15년 전 처음으로 영남알스프스를 접한 후, 얼마전에 신불재 비박과 백운산 당일 등산까지... 아직 전체 코스를 다 둘러보지도 못했다. 아낀다고나 할까^^


%EC%8A%A4%ED%81%AC%EB%A6%B0%EC%83%B7_2015-04-29_%EC%98%A4%ED%9B%84_5.58.42.png?type=w773

이번에 후배들과의 산행 코스는 제5구간과 제1구간이다.
산행이 익숙치 않은 녀석들이라 제일 쉽고, 재밌다고 정평이 난 무난 코스를 택했다. 최대 걱정이래봐야, 한 겨울 비박이라는 건데... 아직 젊으니까 뭐.

첫 집결지는 남양산 지하철역.
원래 아침에 잘 못 일어나는 놈들이지만 이날 만큼은 다들 늦지 않고 도착했다.
우리 마눌님이 남자 세 명을 픽업해서는 배내터널까지 다이렉트로 실어다 주었다. 뭐 이쁜 짓 한다고^^



끝이 없는 듯한 나무 계단으로 배내봉까지


DSC04440_wide1080mark.jpg?type=w773

화창한 날씨에 쨍한 하늘과 투명한 공기... 너무 좋다. 산이야 뭐 날씨가 어떠한 들 좋지만, 이렇게 상큼하고 뽀송한 날은 참 설렌다. 배내고개 해발고도가 이미 몇 백미터는 되기때문에 이렇게 출발하면 오르막이 그렇게 어렵지 않고 배내봉부터는 거의 능선이라 선경을 즐기기만 하면 되니 뭐, 말이 등산이지 산보나 다름없다.
다만, 배내터널 초입부터 배내봉까지 데크 계단이 끝도 없이 놓여있어서 그게 좀 짜증이 나지만...
혹시 이 코스가 너무 지루하고 힘들면, 배내고개에서 배내골 방향으로 조금만 더 가면, 사슴농장이 있는데, 그쪽으로 올라도 된다. 해발고도는 조금 까먹지만 계단길을 싫어하는 사람은 더 낫겠다.


DSC04441_wide1080mark.jpg?type=w773

날씨가 이래도 되는 건가 싶게 찬란한 날. 계단을 다 오르고 한 컷.


DSC04445_wide1080mark.jpg?type=w773

처음 온 녀석들을 위해서 촌시런 컨셉으로 한 장씩 기록 남겨주니, 나도 한 장 박아준다.


DSC04449_wide1080mark.jpg?type=w773

도심 지역의 스모그만 빼고는 가시거리도 너무 좋은 날이다.
부산은 그나마 한쪽이 바다로 뚫려있기도 하고, 바람도 많은 편이라 분지인 서울 등의 대도시보다는 늘 공기질이 괜찮은 편이다. 그래서 청명한 날도 많다.
근데 영남 알프스나 천성산을 올라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의 공기가 어떤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안개낀 것처럼 불투명한 막이 감싼 곳은 모두 대도심 지역, 차량 통행이 많은 곳이다.
멀리 오른쪽에 울산 문수 쌍봉도 보인다.



너덜 구간의 즐거움


image_5439773921491179266267.jpg?type=w773

배내봉부터 간월산까지는 관목들과 아기자기한 바위 마루를 지나는 코스라 간간히 뚫린 곳과 호젓한 숲길을 지나게 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간월산이다. 뽀족뽀족한 바위들로 이루어진 정상.
후배놈들은 벌써 지친 기색이다. 뭐 이제 숙영지까지는 얼마 안 남았다고 말해보지만 별로 믿는 눈치는 아니다. 진짜 얼마 안 남았는데^^


IMG_0194_wide1080mark.jpg?type=w773

간월산에서 살짝 왼쪽으로 꺾는다는 기분으로 내려가야 한다.


DSC04462_wide1080mark.jpg?type=w773


DSC04466_wide1080mark.jpg?type=w773

^^ 저렇게 하고 있을 때 찍어달란다. 좋을 때다~


IMG_0193_wide1080mark.jpg?type=w773

가시거리가 참 좋은 날이다. 멀리까지 영남알프스의 준봉들이 쭉 늘어서 있다.


DSC04468_wide1080mark.jpg?type=w773

언제 찍었는지... 나도 한 장 담아 준 착한 놈들^^



알프스의 진면목, 억새평원


DSC04469_wide1080mark.jpg?type=w773

그렇게 마지막 한 고비를 넘으면,


DSC04477_wide1080mark.jpg?type=w773

아래 억새밭이 펼쳐진 간월재가 시원하게 눈에들어온다.


DSC04479_wide1080mark.jpg?type=w773

저렇게 하고 있을테니, 또 찍어달란다^^


DSC04485_wide1080mark.jpg?type=w773

이렇게 고생해서 얻은 멋진 풍경속에 자신을 끼워서 기록으로 남겨야 하니 당연 걸음이 더디다. 한참을 앞서가다가 후배들이 쫓아 오지 않으면, 필경 사진 찍기 삼매경일 터.


DSC04487_wide1080mark.jpg?type=w773

고개 아래에서 기다리면서 한 두장씩 담아줄 여유는 충분하다.


DSC04490_wide1080mark.jpg?type=w773

간월재 초입, 억새밭이 시작되는 지점 고개마루에 설치한 데크다. 데크 크기를 봐서는 전망대보다는 캠핑 텐트 설치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만, 우리나라 특히 간월재에서의 캠핑은 불법이니... 용도에 맞지 않을 사이즈라 해야하나...


DSC04493_wide1080mark.jpg?type=w773

산 위의 억새평원은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초록의 나무군락과 함께 다양한 색감만으로도 이미 눈을 즐겁게 하는 요소이다.


DSC04495_wide1080mark.jpg?type=w773

딱 그때 우리 머리 위로 맹금류 한 마리가 정지비행 중인 게 보였다.


DSC04502_wide1080mark.jpg?type=w773

바람 많은 능선 위에서 저리 능숙하게 기류를 타는 걸 보니, 부럽다. 반복된 훈련의 결과일 꺼고, 그에 앞서 그런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신체 구조와 근육을 가진 아름다운 피조물이라는 게 늘 놀랍고 부럽다.


DSC04506_wide1080mark.jpg?type=w773

땅 위의 쥐라도 한 마리 발견한 건지, 우리가 간월산장에 이르는 동안 계속 정지 비행을 하던 녀석은 순식간에 목표물을 향해 내리 꽂히더니 뭔가를 채어서는 날아갔다. 대단타~


DSC04514_wide1080mark.jpg?type=w773

우리가 내려온 길이고 간월산장부터 평평하고 넓은 나무 데크를 깔아두었다. 15년 전에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때는 걷기에 바빠서 눈여겨 보지 않아서 그럴지도...


DSC04509_wide1080mark.jpg?type=w773

우리 간월재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DSC04519_wide1080mark.jpg?type=w773

간월재는 차량이 다닐 수 있는 임도가 나 있다. 배내골쪽으로는 우리가 출발했던 배내고개까지 이어져 있고, 화장실을 중심으로 신불산 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갈림길로 나뉜다.


DSC04511_wide1080mark.jpg?type=w773

간월산장에서 반대쪽으로 난 길을 조금만 내려가면,


DSC04510_wide1080mark.jpg?type=w773

샘터가 있다.


IMG_0195_wide1080mark.jpg?type=w773

점심 메뉴는 간단하게 라면.
원래 라면같이 가벼운 비상식량은 건 아끼다가 하산 직전에 먹는 게 좋은데, 이놈들 무조건 라면을 먹겠단다. 방금 길어 온 물에 라면을 끓일 참인데...


DSC04513_wide1080mark.jpg?type=w773

아직 이른 시간인데, 벌써부터 텐트를 치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고, 간월산장에서 관리자 한 분이 나와서는 당장 철수하라고 한다. 그 전에도 비박의 성지로 유명한 간월재였지만, 몇 년 전 1박2일 팀이 여길 다녀가면서 갑자기 사람들이 많이 몰려왔고, 그래서 훼손도 심해진 덕분이리라.
그렇다고 비박 장비 짊어지고 올라 온 사람들이 급하게 걸음을 재촉해서 내려가야 한다면 너무 억울한 일인데... 다행인지 아닌지 관리자분들은 5시면 퇴근을 하신다.
다들 그렇게 암암리에 텐트를 치려고 데크에 앉아 죽치고 있다.

우리도 눈치가 좀 보이긴 했으나, 워낙 허기진 상황이라 데크 바로 아래쪽 땅위에 쪼그리고 앉아 라면을 끓인다.


image_8031038951491179266208.jpg?type=w773

사진 찍겠다고 해도 관심도 없다^^
어지간히 고팠나 보다.


image_603522341491179266206.jpg?type=w773

맑은 오후 햇살 속에서 끼니를 해결하면서 느끼는 충만감이란...
후배들도 그런 걸 느꼈을까? 그냥 괜히 따라왔네 했을지도^^


IMG_0196_wide1080mark.jpg?type=w773

여유롭고 포곤한 노란 햇살 아래 한때를 그렇게 보낸다... 싶었는데 데크 아래에 먼 눈 돈이 굴러다닌다. 아니 퇴계 선생이 이런 곳에서 노숙하고 계시다니...^^ 얼른 챙겨서 주머니에 모셨다.


DSC04515_wide1080mark.jpg?type=w773

이제 한 고개만 오르면 신불산이고 그 아래 재에서 오늘 밤 한 몸 눕힐 계획이다. 거리로는 정말 짧다.


DSC04530_wide1080mark.jpg?type=w773

신불산까지는 나무도 없이 억새만이 장악한 외길을 따라 가면 된다. 중간에 나무 데크로 전망대가 있는데, 누구나 반드시 쉰다. 빼어난 포토존이니까.


DSC04527_wide1080mark.jpg?type=w773

우리가 한 장.



신불산, 신불재


DSC04534_wide1080mark.jpg?type=w773

신불산 정산에 거진 다 왔다.
멀리 영축산(예전엔 영취산, 취서산이라 불렀는데, 이번에 보니 영축산을 표기되어 있다)까지 한 눈에 보인다.


IMG_0197_wide1080mark.jpg?type=w773

간월산처럼 뽀족바위 정상이지만, 간월산보다 정상 위가 아주 넓다. 오른쪽에 보이는 봉수대 돌무지는 얼마 전 다시 올라보니, 파손이 되어 있었다. 태풍 때문이리라.
대원들의 몸짓은 현저히 느려진 상태고, 그림자 길이도 늘어질데로 늘어져 있다.


DSC04537_wide1080mark.jpg?type=w773


DSC04538_wide1080mark.jpg?type=w773

이렇게 가는 곳마다 표지석마다 사진을 다 남기면서도 아쉬워서(얼마나 고생해서 올랐겠나?) 계속 사진을 찍어댄다.


DSC04542_wide1080mark.jpg?type=w773


DSC04544_wide1080mark.jpg?type=w773

그럴 때마다 나도 먼저 내려가서 이 녀석들이 담긴 풍경 로우샷을 잔뜩 찍어 줄 수 있긴 했지만.



샘터 산장에서 비박


IMG_0199_wide1080mark.jpg?type=w773

한 놈은 이번에 급하게 배낭을 구입했지만, 한 녀석의 배낭은 내꺼다. 그리고 왠만한 장비들은 다 내꺼를 들고왔다. 집에 침낭은 겨울용 우모 하나에 나머지 모두 여름용이라서 옷 두툼하게 가져오라고 했더니, 핫팩도 몇 개나 들고 왔다. 충분하지는 않아도 얼어죽지는 않겠구나 싶다. 그래도 신불재 능선의 바람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비박지는 약간 아래쪽 샘터로 잡았다. 물이 바로 앞에 있으니 편하기도 하고...

이러려고 이고 지고 온 거니, 과하게 많이 준비한 삼겹살과 소주, 맥주 총 출동해서 흡입 삼매경.


IMG_0200_wide1080mark.jpg?type=w773

젖은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그냥 말렸더니 한기가 싹 들려 했는데, 배 든든하니 추위는 좀 가셨다. 그제야 멀리 도심읠 불빛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직 초저녁일 저 아래의 삶과 달리 우린 오늘 아주아주 일찍 잔다. 올빼미족인 후배들은 난감해 하지만, 겨울산에서 해지면 사실 먹는 거 말고 할 게 없다. 내일은 영축으로 해서 바로 내려가면 되는 지라 큰 걱정은 없지만, 이 술 좋아하는 녀석들 내일 걱정에 술도 많이 안마시고...
어쩌는 수 없니 취침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포항 철인3종 참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