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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완 답사 1]마닐라 공항 : 국제선

2016.5.1

by 조운

여행기간 : 2016.5.1~ 5.6
작성일 : 2017.4.3
동행 : 촬영팀 후배 "초이"와
여행컨셉 : 여행지 답사





필리핀 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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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로 가는 일요일 항공기 안은 꽉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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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에어버스의 중앙 비상 도어 옆이 우리 자리였다. 티케팅때 두 사람만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달라고 했더니 거길 줬다. 스튜어디스 중 한 분은 덩치가 상당하신 아주머니 였는데, 그 분은 이착륙때와 난기류 구간이면 우리 옆의 보조석에 앉곤 했다. 상당한 미인이랄 수는 없었지만, 연륜과 꾸미지 않은 친절과 미소가 매력적이었다.
필리핀 초행인 우리들에게 첫 필리피노의 인상을 좋게 심어주기에는 충분했다.
그 뿐아니라 마닐라행 필리핀에어에는 한국인 승무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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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 전 이렇게 세 개의 카드를 받는다. 출입국관리국, 세관, 그리고 검역당국에서 요구하는 서류다. 걱정할 이유는 없다. 모르는 거 있으면 한국인 승무원한테 물어보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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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시 출발, 23:45분 도착.
이륙하자마자 기내식이 준비되었다. 저녁 식사를 하긴 좀 늦은 시간이지만, 보통 이륙 2시간 이상 전에 보딩패스를 받고 출국 심사를 거쳐야 하니, 이 시간 항공편을 이용하는 고객이 대부분 식사 전임을 감안한 조치였으리라. 여느 기내식처럼 바베큐와 치킨 중에 선택하게 되어 있고, 음료 대신 맥주나 와인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했다. 바베큐는 부산말로 돼지두루치기, 서울말로는 제육덮밥과 비슷한 맛이라 보면 되는데 맵싸한 맛은 좀 덜하지만 그렇다고 느끼하지도 않았다. 부산에서 마닐라까지의 항공편 중에서 에어아시아나 세부퍼시픽도 있었지만, 기내식은 별도 옵션 사항이었는데, 필리핀항공은 포함사항이다. 두 항공사에 비해 살짝 비싼 느낌이 있지만, 이런 면 때문이리라. 식사 수준도 괜찮다. 메인디쉬 양이 약간 아쉽긴 해도 빵과 찹쌀떡까지 있으니... 으야든동 사람이 밥을 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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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메뉴를 선택해도 김치와 볶음고추장이 같이 나왔다. 기내식이 사실 배터지게 먹을 수는 없는 거니까, 양은 그렇다쳐도 맛은 좋았다. 필리핀에 가서도 왠만한 음식에서 거부감 드는 건 없었다. 우리 입맛에 필리핀 음식이 제법 잘 맞는 듯... 기내식도 굳이 고추장과 김치가 필요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며 이 두가지를 바로 가방에 챙겨 넣었다. 나중에 김치는 부풀어올라 터지기 일보직전에 버려야 했지만, 고추장은 한 번씩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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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까지 가는 동안 깜박 잠이 들었다 깨니 이미 도착해 있었다. 시차가 1시간이다 보니 사실 비행시간은 총 4시간 가까이 되었지만, 좁은 비행기에서 잠이 들 수 있다는 건 내 경험상 행운이다.
이코노미석이 거기서 거기지만, 필리핀항공도 역시나 앞뒤 간격은 참 인색하기 짝이 없었다. 싸니까^^



마닐라 공항의 트랜스퍼 및 환전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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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는 마닐라의 니노이 아키노 공항에 도착해서 제2터미널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비행기 문이 열리는 순간 후끈하고 끈적한 기운이 확 들어왔다.
이제부턴 좀 긴장모드… 거대하게 삼각형으로 생긴 전체 공항에서 각각의 터미널 입구는 걸어서 움직일 거리는 아니다. 필리핀항공의 국제선은 제2터미널을 이용하기 때문에 우리처럼 팔라완의 푸에르토프린세사행 국내선을 타기 위해서는 다시 버스나 택시로 제3터미널로 이동을 해야한다.
입국심사와 수화물을 찾는 컨베어벨트로 가기위해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속을 걷다가 트랜스퍼 승객을 위한 표지판을 보고는 왼쪽 계단을 내려갔다. 같이 비행한 다른 사람들 모두는 그대로 직진.

트랜스퍼용 심사대는 몇 개의 부스로 나뉘어 있다.
맨 먼저 보건국 심사에서 관련 서류(기내에서 작성한 보건서류)를 제출한다.
그 다음은 입국심사. 입국서류, 여권, 최종 목적지가 적힌 국내선 티켓을 주면 도장을 찍어 준다. 묻는 질문은 필리핀 방문이 처음이냐? 전에 와 봤냐? 뭐 그런...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나 정도만 파악하는 것 같다.
보통 입국심사대에서 길게 줄을 서지 않아서 너무 좋네 하며 밖으로 나오니 아까 기내에서 우리 옆에 있던 아저씨나 아줌마가 보인다. 뭐지? 그렇게 두 군데로 나뉘어 입국절차를 거치고는 다시 수화물 수취하는 곳에서 도킹하네?
그럼 분리는 왜 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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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전 김해공항에서 수화물에 대해 미리 물어봤다.
마닐라를 경유해서 국내선 트랜스퍼를 하는 승객도 짐을 중간에 찾아서 이동을 해야하는지 그대로 최종 목적지까지 맡겨두면 되는지를 묻자, 직원들 중 딱 부러지게 대답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필리핀항공 직원 유니폼을 입고는 있었지만,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 업무협약으로 대행 업무를 하고 있는 직원일 수도 있겠거니 생각하고 다그치지는 않았다.
닥치면 닥치는 대로 물어가면서 해 보자는 맘으로 궁금증은 잠시 보류.
실은 비행 며칠 전에 아예 필리핀항공에 전화를 해서 이 부분을 문의했었다. 우리는 짐이 많고, 또 그 짐이 잘못도착하거나 하면 팔라완에 온 이유가 없어지니까...
보통 그대로 최종 목적지까지 실어준다는 말을 들었지만, 공항에서 한 번 더 확인해 달라고 애매하게 토를 달더란 말이지. 그래서 공항 카운터에 물어 본 건데...
여튼 뭔가 확실하지 않다. 필리핀에서 만난 가이드가 필리핀에서는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다더니...
입국심사를 마치고 공항 직원에게 물어보니 직접 수령해서 다시 국내선으로 부쳐라고 한다. 항공사에 전화문의했을 때 최종목적지까지 그대로 인계된다고 했는데... 현지에서 안 물어봤으면 어쩔 뻔했냐고.
그래서 저렇게 마닐라가 최종 목적지인 사람들 틈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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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건, 그 짐을 맡기는 곳은 불과 몇 미터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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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저씨한테 우리짐을 맡겼더니 별다른 조치없이 짐이 나왔다가 들어가는 구멍으로 다시 넣어버린다. 뭐지? 뭔가 우리가 눈치 챌 틈도 없이 스티커 같은 걸 붙였나? 모르겠다. 아직도 궁금하다.

추측하자면, 굳이 짐을 찾지 않아도 수령되지 않은 짐에 붙은 최종 목적지를 확인하고 알아서 제1터미널의 국내선 푸에르토프린세사행 비행기에 싣지 않았을까...
혹시라도 착오로 인해 하루나 이틀 늦게 도착해 버리면 촬영 자체를 못하게 되니... 우리들은 더욱 안전빵으로 신경을 쓸 수 밖에는 없었던 거고...^^
다음번에 또 오면 그냥 최종 목적지까지 수화물은 잊고 쭉 가보자고 다짐만 했다. 실제 가족여행으로 다시 팔라완을 방문하면서는 그렇게 해 보았다. ㅋㅋ 별 문제 없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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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직전 세관의 관문이 남았다. 웃기긴 한데, 신고물품이 있는 사람은 붉은 간판, 없는 사람은 녹색 간판 아래로 지나가라고 한다. 인간의 본성을 성선설로 보는 건지, 건성건성 보는둥 마는둥 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는 필리핀 세관 검사대를 마지막으로 통과하고 청사 밖으로 나왔다. 그렇게 우리는 마닐라에 입성했다.
환전부터 했다. 달러만 들고왔는데 당장 버스든 택시든 뭐든 타야했으니... 우리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문 앞에는 환전소 몇 군데가 늦은 시간인데도 성업중이었다.
실은 필리핀항공은 입국장 앞 버스나 택시 대신 구내 셔틀로 국제선과 국내선의 이동을 연계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우린 그걸 몰랐다.
저 문을 나와서 건물을 따라 왼쪽으로 쭉 가면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는데, 그 입구에 필리핀에어 고객만을 위한 셔틀 대기실이 있다. 전혀 이런 걸 몰랐던 우리는 환전부터 해야 했다 ㅜ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곳엔 늘 바가지가 있기 마련. 3터미널 환전소만 가도 여기보다 훨씬 괜찮은 가격으로 바꿔주는데... 제3터미널에 도착하고 환전소 앞의 교환 비율을 보고는 살짝 짜증만 났을 뿐^^.
전혀 페소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여기서는 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드는 비용만 환전해야 한다. 그리고 차라리 국내선 청사에서 필요한 만큼 더 환전하는 게 낫다. 시중에 더 싼 곳들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거기까지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여튼 국제선 청사 앞에서의 환전은 피치못하다면 딱 당장 쓸 교통비 정도만 해야한다는 거.
바가지를 쓰고, 30분 정도 후 확인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라니... 자칫 여행을 시작하자마자 짜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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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하나 건너면 버스 정류소가 있다. 우리가 수화물을 기다리고 다시 맡기고 환전을 위해 허둥대는 통에 여유있게 탈 수 있었던 공항 버스를 간발의 차로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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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버스는 한시간 정도 뒤... 사실 서둘러봐야 내일 아침 비행기라서 공항에서 죽치고 있어야 하지만, 여기 길에서 그 시간을 보내느니 어디 편하게 누울 수 있는 벤치라도 있을 법한 공항으로 빨리 가고 싶었다. 싼 버스 대신 비싼 택시를 타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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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남아처럼 필리핀도 공항에서 영업이 허가된 택시만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많이 비싸다. 미리 계산을 하면 택시를 불러주는 독특한 시스템이고, 상당히 비싸다. 사진의 아가씨가 택시 승객 호객을 해서는 좀 뒤쪽 테이블로 데리고가서는 이것저것 물어보고는 계약을 하는 방식인데, 나름 정찰제다. 그래도 비싸다.

앞서 얘기했듯이 필리핀항공을 이용한 트랜스퍼 승객은 굳이 공항버스니 택시니 신경 쓸 필요없다. 입국장을 나서자마자 앞쪽 도로에 현혹되지 말고, 왼쪽으로 건물 라인을 따라 가면 다시 공항 안쪽으로 이동하는 필리핀항공 전용 셔틀을 이용할 수 있다. 배차 간격도 그렇게 멀지 않아서 잠시 기다리면 된다.
팔라완 공부는 좀 했지만, 미처 이런 것까지 살펴보지 않은 우리의 실수지 뭐^^
첫 필리핀 방문에서 이렇게 우린 얼치기 관광객 티를 팍팍 내면서 다녔다는... 그래도 이걸로 끝이라면... 우리의 얼치기 티는 이제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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