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5.2
여행기간 : 2016.5.1~ 5.6
작성일 : 2017.4.6
동행 : 촬영팀 후배 "초이"와
여행컨셉 : 여행지 답사
푸에르토프린세사 도착
높은 건물 하나 없는 섬 한 가운데 1/3정도의 면적이 푸에르토프린세사다. 지명이 뜻하는 바는 "공주의 항구"란다.
마닐라에서 비행기로는 채 2시간이 걸리지 않는 거리다. 활로주 주변은 붉은 흙이 그대로 노출된 빈 공터다. 뭔가 개발 계획은 섰지만 아직 터만 닦고 있는 느낌. 어쩌면 지금이 아직 때묻지 않은 이곳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 같은...
밤에 도착한 마닐라에서 비행기 문이 열릴 때 느꼈던 후덥지근한 열기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푸에르토프린세사와의 첫 접촉의 느낌은
앗 뜨거~
어떻게 공기가, 햇살이 이리 뜨거울 수가 있지? 그것도 오전 7시에^^
대신 건조하다. 건조한 여름을 보낸 적이 없는 한국인들에겐 참 색다른 경험이다. 뜨거운데 그렇게 불쾌하지 않은... 왜 여기 관광객들이 긴팔을 입고 다니는 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우리가 향하는 곳이 공항에 하나 밖에 없는 게이트다. 1층 건물, 작은 크기지만 아담하니 정감있다.
섬이라 하루에도 날씨가 몇 번씩 바뀐다고 들었는데, 이날 오전은 구름은 좀 많았지만 공기 중 부유물이 없어서 쨍한 느낌이었다. 동남아의 섬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기의 밀도랄까.
공항 건물 참... 아담하다. 콘트라스트가 아주 높은 날은 아니지만 색감이 참 진하다. 도착하자마자 맘에 든다. 허기야 새벽 하늘에서 느꼈던 감흥이 채 가시지 않은 채로 비행기에서 내렸으니 좋은 인상만 가질 수 밖에^^
들어가면 바로 수화물을 찾는 곳이다. 다들 자기 짐이 나오길 기다린다.
컨베어밸트는 어딨냐고?
그런거 없다. 비행기에서 트럭으로 짐을 싣고와서 실내에 쭉 세워준다. 그럼 자기 물건 알아서 찾아가고 또 그 다음 트럭이 와서 짐 부리고... 풀 수동 시스템... 좋다^^
건물 밖으로 나오면 관광지와 호텔 입간판이 지붕이 되는 회랑이 있다. 만남의 장소가 아닐까 한다. 그 앞은 주차장이다.
주차장으로 내려서서 뒤로 돌아서 한 컷.
역시 아담하다니까...
나흘 간 우리를 안내해 줄 가이드와 차량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
주차장을 사각 박스모양으로 감싸고 있는 도로를 지나면 천막을 쳐 둔 곳이 보통 픽업 차량들이 손님들과 조인하는 곳이다. 어렵지 않게 가이드와 도킹하고 바로 출발~
우리 일정은 빡빡했다. 아침 일찍이지만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바로 혼다베이로 향했다.
공항을 나와서 조금만 가면 푸에르토프린세사의 메인 도로와 만나는 교차로가 있다.
모든 것이 낯설다.
무슨 나무 수종이 저렇게 크냐? 길 양쪽 가로수에서 뻗어나온 가지가 서로 만나서 터널을 이루고 있다.
도로에는 차들보다 오토바이를 개조한 '트라이시클'이 더 많다. 주로 앞 타이어부터 낡은 트럭 앞부분을 잘라서 씌워 운행을 하는데, 저렇게 지붕이 없는 것들도 더러 보였다.
혼다베이 (Honda Bay)
또 잤나보다.
어제 거의 잠을 못 자서, 지 정신이 아닌데, 깨운다.
혼다베이란다. '혼다'라고 해서 일본의 자동차회사와 무슨 관련이 있나 했더니 그렇지는 않단다. 그냥 우연히 지명 발음이 동일하다고.
혼다베이는 푸에르토프린세사에서 가장 활발한 관광지라고 한다. 이 동네 오면 꼭 이 항을 통해서 방카를 타고 호핑투어를 한다고... 하지만 오늘 우리의 미션은 좀 먼데 있는 섬, 일반 호핑투어로는 잘 가지않는 다이브 포인트, "판단섬"으로 가서 펀 다이빙을 하는 것.
약간 해무가 낀 날씨인데, 조금만 있으면 싹 가실 거란다. 이런 날씨로 바다에 나가도 괜찮은 건지...
같이 간 후배 녀석이 더위를 많이 타는데, "여긴 아침부터 장난 아닌 더위구나." 라 길래,
그냥 "24시간 이렇지 않을까?" 라 했더니 몹시 우울해 했다.
그치만 바닷가라 그런지 그렇게 덥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리고 우리를 태운 봉고차 에어컨을 어찌나 세게 틀어대는지 내리니까 따뜻하다는 생각부터 들기도 했고. 덕분에 괜히 들고 왔다 싶은 긴팔 옷을 차 안에서 내내 요긴하게 입을 수 있게 해 줬다는...
전화 유심카드 파는 곳이 뭐 이렇게 많냐? 관광지라 그런지 구멍가게마다 "SMART"라는 통신사 간판이 붙어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서 조금 여유가 있다고 한다.
오픈 에어의 건물 안에서는 겨우 8시 밖에 안되었는데 우리처럼 일찍 와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관광객들에게 조악한 액세사리류를 파는 아주머니나 아이스께끼를 넣은 박스를 들고 다니는 꼬마도 보인다.
호핑투어 이용 방법
여기선 호핑할 섬을 미리 선택을 한다. 보통 패키지로 묶여 있고, 한 두 지역 넣고 빼고가 가능하다. 칠판에 개별 섬 추가시 가격이 표시가 되어 있어서 미리 자신의 예산에 맞춰서 진행 할 수 있다.
우리는 다른 모든 섬은 다 필요없다하고, 오로지 "Pandan" 섬만 집어 넣었다.
비록 경량의 방카지만 배에 탈 사람은 인적사항을 기록해야 한다. 단체로 왔을 때 주의할 점은 각 배에 탈 사람들의 명단을 정확하게 써야 한다는 것. 일행이니 아무대나 기록하고 기록과 다른 배를 타면 출항이 안된다. 경찰이 일일이 체크해서 제재를 가한다.
여튼 그러고 나면 환경세를 납부하는 작은 창구에서 인지를 사와서, 바로 여기 수납창구에 전체 금액을 주면 된다. 그리고 지정 번호를 받고 기다리다가 호명하면 지정해 주는 배에 올라타면 된다.
우리가 탈 배가 왔다.
여기서 운행하는 배들은 전부 이런 "방카"다. 날렵하게 생긴 본체에 속이 빈 대나무로 만든 좌우 뼈대를 장착해서 파도에 배가 뒤집어지지 않도록 고안된 놈이다. 물의 저항을 줄여 작은 동력으로도 빠른 속력을 유지하는데 적합하다.
바다인지 호수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물이 잔잔하다. 여기 혼다베이가 아주 큰 만이기도 하고 곳곳에 섬들이 흩어져 있어서 강한 파도나 조류의 힘을 일부 감소시켜 주는 것 같다. 그리고 만 바깥이라해도 술루해는 필리핀 열도와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섬으로 사방을 막아주는 곳이라 더욱 그런 것 같다.
우리가 오늘 혼다베이에서 첫 스타트이기도 하고, 월요일이라 손님들이 별로 없어서 대부분의 방카들은 저렇게 다 정박중이다.
판단섬으로 고고씽~
자, 출발하자고...
우리 배의 선장님이다.
필리피노인 타갈로그어만 해서 그런 건 지, 과묵한 남자였다.
유일한 이 배의 선원.
아직 중학생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선장님의 아드님인지, 알바생인지... 월요일인데 학교도 가지 않고... 아니면 청년인데 너무 동안인지도... 여튼 두 사람다 뱃사람 특유의 툭툭 불거진 근육과 새까만 피부를 가진 과묵한^^ 남자들이었다.
너무 잔잔한 날씨에 지나는 배도 없어서, 구름이 바다에 그대로 담겨 있다.
육지에서 제법 나왔는데, 바다 한 가운데 저런 집이 떠있다. 스노클링 포인트이거나 다이버들 쉼터이거나...
새벽같이 나와 조업중인 아저씨 두사람이 보인다. 배가 작아도 너무 작은데...
사방에서 들어오는 정보에 반응은 하지만, 사람이 멍하니 좀 그런 상태이거늘...
판단섬까지는 방카로 40분 정도 걸린단다.
저 멀리 드뎌 판단섬이 나타났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은 섬이다.
몇 년 전에 오픈워터 자격증은 땄지만, 그 이후로 한 번도 바다에 나와 본 적은 없다. 더구나 지금 거의 좀비 상태인데...
이 모든 걱정을 운명에 맡기자. 인생 뭐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