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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완 답사 4]팔라완 판단섬 다이빙

2016.5.2

by 조운

여행기간 : 2016.5.1~ 5.6
작성일 : 2017.4.4
동행 : 촬영팀 후배 "초이"와
여행컨셉 : 여행지 답사





비취색 물빛이 감싸고 있는 판단 섬


현지시간으로 오전 8:19분.
판단섬은 구글지도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섬이다.
혼다만에서 약간 동남쪽에 있다.
다른 호핑투어 섬들이 대부분 정동 또는 동북쪽에 있어서, 판단까지 한 데 묶어서 하루 호핑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보였다.
혼다베이가 넓기도 하고, 푸에르토프린세사 중심가와 가까워서 근해는 물이 그렇게 맑아보이지 않았는데, 판단섬 근방은 아주 깨끗했다.
가이드의 설명대로 안개는 이미 완전히 걷혔고, 쨍한 맑은 날은 아니었지만, 적당하게 내리쬐는 빛과 잔잔한 물 빛이 딱 좋은 그런 날이었다.

우리 배 보다 조금 더 큰 방카가 한 대 정박하고 있었는데, 섬에서 다이빙이나 점심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육지에 오가기 위한 배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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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가까이 갈수록 물 빛은 더욱 옥빛에 가까워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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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모래사장이 둘러싸고 있는 섬은 마치 옅은 비취색 띠를 두르고 있는 듯 했다. 드론이라도 들고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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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천국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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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는 오자마자 가방을 든 채로 바로 물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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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맑은 물에 떠 있는 배는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더니... 여기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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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사와 모래가 뒤섞인 듯 백색의 모래사장에 야자수 마저 새 하얀 줄기색을 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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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섬 가운데 있는 저 집이 식당이다. 나중에 뷔페식으로 우리를 위한 요리가 준비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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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 같아서는 여기서 한 숨 낮잠이라도 자면 좋겠다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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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들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다이빙샵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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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청년 둘이 영업을 하고 있다. 왠만한 AC, 공기탱크, 웻수트와 스노클, 수경, 래쉬가드 등이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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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외에 다른 해양레포츠도 즐길 수 있는가 본데, 우리의 관심 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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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바다로 향한다. 그것도 레쉬가드와 수영복만 입고.
바로 이거지^^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다이빙하는 맛은 답답한 수트를 입을 필요가 없다는 거지. 혹시나 해서 수트 재질의 양말만 신고 바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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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는 우리가 물 밑에 있는 동안 자유시간을 가지면서 풍경 담기에 여념이 없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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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릭신자가 대부분인 필리핀에서는 어딜가나 교회가 있다. 이 작은 섬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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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앞바다 다이빙 포인트


물에 들어가면서 깜짝 놀랬다. 물이 온탕이다. 그보다는 열탕에 더 가깝달까. 다이빙이나 스노클은 해도 수영은 불가할 정도로 뜨근한 물이었다.
온 바다가 이렇게 뜨근하다는 게 신기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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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취색 바다는 아래 산호사가 많거나 백사가 있어야만 가능한데, 여긴 해안 가까이에는 백사가, 조금만 더 들어가면 해초들이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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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물 때문에 탁도가 조금 있긴 하지만 뭐, 태종대나 오랑대에 비할 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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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가이드가 이끄는 대로 조금씩 안쪽으로 들어간다.
갑자기 나타난 절벽 경사면을 타고 더 깊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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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물고기들이 수초들 사이에 숨어 있는데, 쏠배감팽이 갑자기 나타났지 않은가. 라이언피쉬라고 하는 이 놈은 아주 미세하기 움직일 뿐, 별다른 동작을 하지 않았다. 독성이 강하기로 소문난 놈이라 더 가까이 가 볼 수는 없었지만, 아쿠아리움에서 유리벽 너머로만 보던 놈을 이렇게 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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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아름다운 물고기들을 쫓아 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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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판상어 한 마리도 만났다. 근데 이녀석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 몸을 붙이려고 우리를 따라 다녔다. 독성은 없어서 괜찮다고 하지만, 보는 건 좋지만 붙는 건 좀... 거머리에 물린 안 좋은 추억도 있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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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감각은 일찌감치 상실했다. 탐침봉을 든 가이드가 그냥 가자고 하는 수신호 대로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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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바라쿠다 떼를 만났다. 내 주위를 360도 휘 돌아가는 무리들.
마치 그들과 한 바퀴 왈츠라도 춘 기분이다. 황홀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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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나를 중심으로 큰 무리가 흩어졌다가 다시 뭉치기도 하는 물고기 터널을 지나고 나니, 갑자기 가이드가 바닥으로 내려오라고 신호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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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조개다
활짝 열린 대왕조개. 속살의 무늬가 아주 화려하다. 가까이 다가가자 가이드가 절대 만지면 안된다는 동작을 해 보인다. 사실 만져보고 싶었는데^^ 갑자기 닫히면, 그 힘이 꽤 센 모양이다. 가지고 들어간 고프로로 기록만 남겨야 했다. 아쉬워 하면서 제법 오래 사진을 찍고 더 가까이 가는 내 모습이 불안했는지, 가이드는 탐침봉으로 조개를 툭 건드렸다. 그리고 살짝 먼지가 일 정도로 빠르게 닫아버리는 조개.
가끔 죽어도 말 안 듣는 관광객들이 늘 있을테니... 노련하달까^^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는데 하며, 시간을 보니 물속에서 40분 가까이 있었다. 엥? 어떻게?
국내에서는 15~20분 정도면 공기압이 떨어져서 나와야 했는데, 여긴 따뜻해서 그런 건지... 두 배 가까이 물속에 있었다. 맘 같아서는 퍼뜩 나가서 한 통 다시 매고 들어오고 싶었지만...

천천히 해안 쪽으로 핀을 차는데 자꾸 앞에 갈색 물이 나타난다. 어디서 이런 물 색깔이 나오는 거지?
그렇게 다 같이 다이빙을 마치고 물 위로 올라왔는데 바깥도 갈색이다. 엥?

수경을 벗었다. 가이드가 찌그러진 인상으로 내 코를 가리킨다. 얼굴을 만진 내 손에 붉은 피가 한 가득이다. 너무 피곤한 몸 상태라 코피가 터진 모양이다. 한 10~15미터 정도 밖에 안 내려갔음에도 코 점막에 생긴 압력차 때문에 코피를 쏟았으리라. 그럼 아까 그 갈색 물은 내 수경안에 고인 피 때문에?ㅎㅎ
그런 줄도 모르고... 보통 코피가 나면 뜨끈한 느낌이 나서 금방 알았을텐데, 여기 물이 워낙 뜨끈하니 내 몸에서 나온 피인지 물인지 촉감만으로는 전혀 구별할 수 없었던 거구나...

일상생활 속에서도 피곤하면 가끔 코피가 날 때가 있듯이 잠시 있으니 바로 멎었다. 하지만 물 속에 들어갔다 나온 몸은 시간이 지날수록 물 먹은 스펀지처럼 축 늘어졌다. 몸에 무리가 가긴 갔나보다.
그렇다고 내색하기도 좀 그랬다. 코피가 터진 게 왜 그리 창피하던지^^.



리엠뽀 한 가득, 점심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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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뒷편으로 돌아가니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었다. 샤워실이라기에는 좀... 물이 가득 든 커다란 독에 바가지가 둥둥... 근데 약간 악취에 가까운 물비린내가 났다. 대중 소금기만 씻고, 마무리는 가지고 간 생수를 사용해야 했다. 이렇게 작은 섬에 민물이 있다는 게 어딘가 싶기도 하지만, 판단섬에서 첫 번째로 개선해야 할 사항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래서야 기분 좋게 다이빙 하고 엄청 욕 먹을 것 같았다.

우리가 씻고 있는 사이, 이미 점심 뷔페 세팅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아침도 못 먹고 사실 무진장 배가 고프긴 했다. 그리고 피도 흘렸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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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제 닭고기 아니면 칠면조다. 훈제는 무조건 맛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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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조개 정도의 크기면서 대합처럼 생긴 조개는 싱싱했다. 여기 해산물은 대체로 싱싱했던 것 같다. 소금 간도 하지 않고 해감 후에 그냥 찌거나 삶아서 내 온 것 같다. 특제 소스에 찍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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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와 양파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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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수박이다. 어설퍼 보이지만 당도는 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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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특제 소스를 만들 재로들이다. 뭐가 뭔지는 모른다. 우리 간장과 엇비슷한 맛인데 단맛이 좀 강하다. 여기에 아주 매운 붉은 고추와 깔라만시라는 작은 라임 즙을 넣으면 소스가 완성된다. 사람마다 취향따라 알아서 만들어 먹는 것 같은데, 매꼼, 달꼼, 짭쪼롬하면서도 상큼한 맛은 어느 나라 사람에게나 거부감이 없을 맛이다. 참고로 고추는 반 개 이상 넣지 않는 게 좋다. 죽을 수도 있을 듯...

그나저나 이 나라에 간장이 있단 말이지?
그럼 필리피노들도 콩으로 메주를 쑤나? 된장은 안 보이는 걸로 봐서는... 잘 모르겠다. 물어볼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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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는 이렇게 홍차, 커피, 얼음물이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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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녀석... 참 맛있다. 리엠뽀.
돼지고기 삼겹살을 우리나라 사람만 먹는 줄 알았는데, 팔라완에 있으면서 거의 매 끼니마다 이게 나온 것 같다. 한국인이 좋아해서 우리한테 이것만 계속 준 건지는 몰라도 정말 우리나라 삼겹살 구이하고 비슷하다. 간장 소스가 약간 들어간 맛이라는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입에 잘 맞고, 밥 도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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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대살같은 걸로 얽은 접시에 일회용 은박 종이 접시를 대고 그 위에 음식을 가져오면 된다.
한 세 접시 먹은 것 같다.
알락미는 아니지만 밥이 우리가 먹는 자포니카 종하고는 좀 다른 것 같긴 했다. 그래도 반찬이 화려하고, 여기에 시장이라는 반찬까지 있으니...

판단섬과는 그렇게 이별을 했다. 내 몸의 일부(코피)를 두고 온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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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출발한 혼다베이로 다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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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몰랐는데, 여긴 반 수상가옥들이 식당이고 구멍가게였다. 한 낮인데도 낮잠 자는 사람도 있고... 인생 뭐 있간디^^. 더운 지방 사람들의 여유가 업무상 출장 온 사람들에게는 환장할 노릇이겠으나, 잠시 들른 객의 눈엔 부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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